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먼저 퍼지고, 구단의 설명이 뒤따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신중하게 새 출발을 준비하던 롯데 자이언츠가 감독과 단장 인선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에 시달렸다.
롯데는 지난 25일 두 차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일부 매체에서 제기한 이동욱(53) 전 NC 다이노스 감독의 차기 사령탑 선임 보도와 이택근(46) 해설위원의 신임 단장 선임설에 대한 대응이었다.
롯데 구단은 "이동욱 감독이 후보군에 있는 것은 맞으나, 현재 최종 감독 선임 절차 진행 중이다. 감독 선임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택근 위원이 단장 면접을 본 것도 사실이다. 그 외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실제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확인됐지만, 최종 선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야기가 공식 발표보다 먼저 구단 밖에서 흘러나왔다는 점이다. 롯데의 감독 선임을 둘러싼 소문은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어졌다. 롯데 출신과 외부 인사를 가리지 않고 감독 후보로 여러 인물이 거론됐고, 내부 승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단장 자리에도 현직 코치와 해설위원 등 다양한 인물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급기야 지난 21일에는 다카츠 신고(58) 스페셜 어드바이저의 감독 선임설과 이택근 해설위원의 단장 추천설까지 불거졌다. 당시 롯데 구단 관계자는 "다카츠 어드바이저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적은 없다. 다카츠 어드바이저가 이택근 해설위원을 단장으로 추천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물론 다카츠 어드바이저의 추천설과 이택근 해설위원의 실제 면접은 별개의 사안이다. 구단이 부인한 추천설이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시부터 이름이 거론됐던 이택근이 실제 단장 후보로 면접을 봤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떠돌았던 이야기들을 모두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려워졌다.
구단의 공식적인 설명보다 인선 관련 이야기가 먼저 알려지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 아쉬웠다. 신중하게 진행 중이라는 설명만으로는 갈수록 커지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윗선의 결단이 늦어지면서 구단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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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올해는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의 거취 문제가 맞물린 시점이다. 단순히 감독 한 명을 교체하는 것을 넘어 향후 몇 년간 구단을 이끌 운영 방향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중요한 인사를 구단 차원에서만 결정하기보다 그룹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것도 자연스럽다.
롯데는 2026시즌을 64승 3무 77패(승률 0.454), 7위로 마쳤다. 2017년 이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김태형(59) 감독의 3년 임기 동안에도 7위-7위-7위에 그쳤다.
반면 선수단은 조금씩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선발투수 5명이 모두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고, 손성빈과 고승민, 전민재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적극적인 전력 보강으로 가을야구에 도전할지, 육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둘지에 따라 필요한 감독과 단장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결정이 길어지는 데 따른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롯데는 지난 12일 정규시즌을 마친 뒤 2주가 지나도록 새 감독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24일에야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수단은 이미 2027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주장 전준우(40)와 김원중(33) 등 주축 선수들은 사직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은 해외 전문 육성기관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11월 4일부터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가 열린다.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다. 물론 감독 없이 마무리 캠프를 시작한 다른 구단의 전례도 있지만, 신임 감독의 구상에 따라 코치진 구성과 선수단 지도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롯데 구단도 감독 선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 신중함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다만 결정이 길어질수록 소문이 쌓이고, 그중 일부가 실제 인선 과정과 맞아떨어지면서 구단의 설명에 대한 신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 감독과 단장은 롯데의 다음 몇 년을 책임질 중요한 인물들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넘어, 결정된 인선 결과와 새로운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