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대선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악화의 불안감이 장을 지배하며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컴팩의 실적악화 발표와 반도체 장비제조업종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 여파로 장중 약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하락, 전일보다 109.00포인트(3.72%) 하락한 2,822.7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는 미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대선 불확실성의 해소로 부시 수혜주가 강세를 보이며 장초반 급등했으나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형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줄였다. 지수는 전일보다 26.17포인트(0.24%) 상승한 1만794.44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도 전일보다 11.20포인트(0.82%) 하락한 1,359.9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의 발목을 잡으며 지루하게 계속됐던 5주간의 대선투표에 대한 법리 논쟁이 공화당 조지 부시 W 후보를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지으며 막을 내렸다.
미 연방대법원은 12일(현지시간) 밤 65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검표 결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 사건을 주대법원으로 환송했다. 또한 유효표 판단에 대한 정확한 기준 없이는 헌법에 부합하는 수검표를 재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13일 밤 9시 전국 방송을 통해 대선 패배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시에서는 새로운 부시 행정부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이 영향으로 제약, 담배, 에너지 관련주 등의 부시 수혜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인베스텍 언스트 & Co.의 수석 기술전략가인 테리 대니쉬는 "시장의 친공화당 성향이 이미 입증된 상황에서 부시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의 판결이 단기적으로 축하 랠리를 이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이런 판결이 오히려 "뉴스에 판다"라는 투자심리를 확산시킬 수도 있다며 이날 블루칩 랠리의 모멘텀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대선결과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경기하강에 따른 기업의 실적악화 소식에 집중됐다. 칸토 피츠제럴드의 빌 미한은 "최근 증시의 오름세에 부시의 당선 기대감도 그 역할을 담담했다"고 지적하고, "나스닥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선의 불확실성이 아니라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의 수익악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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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스닥시장에서는 인텔을 포함한 몇몇 기술주들이 실적악화 발표후 주가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었다. 투자자들이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악화라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팩은 실적악화 발표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경기둔화의 추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 신호로 컴팩의 하락세를 해석했다.
컴팩은 전일 장마감후 4/4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2001년 예상실적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가는 12.86% 급락했고, SG 코웬, 베어 스턴즈 등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이어졌다. PC 제조업의 목표가격을 이미 낮춰잡았던 BOA 증권은 컴팩의 악재는 예상되었던 것이라며 컴팩의 충격을 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체이스 H&Q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델 컴퓨터를 비롯해 PC 제조업체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큰 낙폭을 기록했던 반도체주들이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이어지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48% 하락했다.
메릴린치는 고객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수요를 감소시키는 경제환경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를 1998년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투자지출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러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에 살로먼 스미스 바니와 푸르덴셜 증권이 가세하면서 어드벤스드 에너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노벨러스, 램리서치, KLA 텐커 등이 폭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제너럴 세미컨덕터의 실적악화 경고가 반도체주의 약세를 부추겼다. 제너럴은 4/4분기 실적이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담배, 제약, 에너지 관련주 등 부시 수혜주의 선전이 돋보였다.
담배주인 필립모리스도 연방정부의 담배제조사에 대한 비용부담 소송 취소의 기대감으로 4.34% 급등했다. 에너지 관련주인 엑슨 모빌도 소폭 상승했다.
제약주인 머크는 살로먼 스미스 바니에 의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고 존슨 앤 존슨은 2.58% 상승했다. 앨 고어는 민주당 후보는 대선 캠페인 기간중 제약회사의 수익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보여왔었다.
이 밖에도 GM(2.66%), AT&T(3.19%), 듀퐁(2.07%) 등 구경제주들도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시주로 불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도세의 증가로 장초반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93% 하락했다.
한편 전일 급등세를 보이며 장을 이끌었던 이스트만 코닥과 휴렛 페커드는 각각 3.81%와 6.38%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인텔(2.74%)과 IBM(3.06%) 등의 대형기술주들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