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경고에도 3대지수 상승

[뉴욕마감]실적경고에도 3대지수 상승

손욱 특파원
2001.04.18 05:58

[뉴욕마감]실적경고에도 3대지수 상승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인 하루였다. 장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전날수준에서 맴돌다 막판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매수세에 힘을 받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우울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한 하루였다. 전날부터 쏟아진 시스코 시스템을 비롯한 일부기업의 1/4분기 실적경고에 투자자들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그만큼 실적악화소식에 면역이 됐다는 얘기다.

푸르덴셜증권의 전략가인 브라이언 피스코로프스키도 이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의 악재에도 잘 버텨주었다. 시스코의 뉴스로 인해 나스닥이 아마겟돈과 같은 혼란의 상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는 시장이 그동안의 기업실적악화 소식을 대부분 흡수해, 실적과 관련된 소식이 이전만큼의 파괴력을 갖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40포인트 이상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쏟아진 기업실적악화 뉴스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후 전날수준에서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하다 3시 이후 유입된 매수세에 힘입어 결국 13.61포인트(0.71%) 상승한 1,923.18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도 나스닥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장초반의 강세가 10시 30분을 고비로 꺾이면서 곧바로 전날수준 밑에서 오르락내리락하다 결국 마감시간 가까이 매수세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판정승했다. 전날보다 58.17포인트(0.57%) 상승한 10,216.73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1.85포인트(1.00%) 상승한 1,191.53포인트로 마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04% 상승한 455.58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4억주, 나스닥에서 10억주가 거래돼 여전히 관망하는 투자자가 많음을 보여주었다. 값이 오른 종목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6:13로 많았고, 나스닥에서는 상승과 하락종목수가 엇비슷했다.

이날 시스코의 실적경고는 기술주들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구름은 꼈어도 비는 내리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시스코의 소식을 일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정말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한 듯 하다. 이를 반영하듯 소프트웨어주들은 도리어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칩과 하드웨어주들의 주가도 크게 내려가지는 않았다.

시스코는 전날 마감후, 3분기 판매수입이 전분기에 비해 약 30%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당순익은 한자리수(센트)로 매우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원도 8,500명 감원하겠다고 했다.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불황, 특히 IT산업의 불황을 이유로 들었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밥 베이슬은 시스코의 이날 소식은 이미 천하에 드러나 있던 것이었다며 별 영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는 이날 폐장후 발표될 반도체업계의 거물급인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수익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일 차례"라고 덧붙였다.

시스코는 이날 4.4% 하락한 반면 경쟁사인 쥬피터 네트워크, JDS 유니페이즈는 각각 4.4%, 0.9% 상승했다.

스프린트도 이날 기대하던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프린트, 에릭슨, AT&T의 주가가 각각 5.5%, 6.3%, 2.0% 하락했다.

야후는 이날 전 워너 브러더스의 CEO였던 테리 세멜을 새로운 CEO겸 회장으로 지명하고 현 CEO인 팀 쿠글을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오는 8월부터 새로운 회장단체제 하에서 야후는 움직이게 되었다. 그러나 야후의 주가는 5.1% 하락했다. 이날의 지명은 긍정적이었으나, 영업환경이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라는 점과 미래가 확실치 않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UBS워버그의 해석이다. 반면 아마존은 3.2%, 내일 수익을 발표하는 AOL타임워너도 1% 상승했다.

한편 전날 모간 스탠리에게 등급을 하향당했던 반도체칩 주는 장초반 반발매수세가 지배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막 실적을 발표할 인텔은 1.3%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3% 떨어졌다.

다우지수의 블루칩 종목중 휴렛팩커드, 알코아, 캐터필라, 이스트만코닥, 프록터앤갬블, 인텔주가 하향곡선을 그렸고, IBM, SBC커뮤니케이션, 필립모리스, 존슨앤존슨은 올랐다.

이날 이스트만코닥이 월가가 기대하고 있던 주당순익 51센트를 3센트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금년통산 순익을 하향조정하고 인원을 3,000명선 감원하겠다는 소식이 더 크게 작용한 듯 주가가 5.7% 하락했다.

존슨앤존슨은 주당순익 1.06달러로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2센트 상회했다고 발표한 데 힘입어 주가가 1.6% 상승했다. 필립모리스도 주당순익 예상치를 1센트 상회하는 95센트의 순익을 발표하여 주가를 0.7% 올려놓았다.

한편 이날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3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달에 비해 0.1% 정도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상당히 괜찮은 수치다. 인플레이션은 지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문젯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한편 공장, 전기 가스 수도설비, 탄광의 생산수준을 가늠하는 산업생산지수도 3월중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월중 0.4% 하락한 뒤의 이러한 급전환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0.1내지 0.2% 하락을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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