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린스펀 발언으로 강보합세

[뉴욕마감]그린스펀 발언으로 강보합세

손욱 특파원
2001.06.05 06:28

[뉴욕마감]그린스펀 발언으로 강보합세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뒤섞이면서 방향을 찾지 못했으나 블루칩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전지수가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그린스펀 연방의장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에 힘입어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바로 기업의 기술주기업에 대한 수익경고 소식이 이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이후 등락이 거듭되면서 결국 전날보다 6.49포인트(0.30%) 상승한 2,155.93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장초반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 마감 때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나스닥보다 큰 폭인 71.11포인트(0.65%) 상승한 11,061.52로 이날을 마감했다. 보잉, 캐터필라, 존슨 앤 존슨, 엑슨 모빌, JP 모간 체이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크게 올랐으며 맥도날드, AT&T, 월마트, 제너럴 모터스는 주가가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6.44포인트(0.51%) 상승한 1,267.11로, 러셀2000지수는 5.60포인트(1.12%) 상승한 507.32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억 6천만주, 나스닥에서 12억 9천만주가 거래되어 매우 한산한 분위기였다. 오른 종목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0:11, 20:18의 비율로 내린 종목수를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테크 3.11%, 은행 1.00%, 화학 1.37%, 금 1.97%, 석유 1.68% 부문이 상대적으로 큰 폭 올랐다. 그러나 항공 1.22%, 인터넷 1.35%, 텔레콤 0.50%, 소매 0.48%, 반도체 1.72%, 교통 0.54%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주에는 경제지표도 그렇고 기업의 실적발표도 그렇고 이렇다 할 만한 뉴스거리가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지난 2주 동안과 같은 큰 폭의 주가변동은 없을 것으로 당초 예상됐었다.

한 발 더 나아가 투자자들이 이번 분기의 기업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주가에 반영시켜 놓은 상태여서 예비실적 발표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돼도 왠만한 실적경고에는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3/4분기나 4/4분기 경기회복에 관한 뉴스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달은 2/4분기의 마지막 달이고 1991년 3/4분기이래 최악의 기업실적을 기록하는 분기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난 4월, 2/4분기가 시작되면서 주가는 랠리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하반기 중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감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달 기업실적경고가 이어진다 해도 증시는 이미 이를 소화해 놓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존 포렐리는 "예상치 않은 악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섯 차례의 금리인하의 효과는 금년 하반기에 분명 나타날 것이다"라고 하면서 여름 후반기쯤이면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국면을 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날 미 연준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컨퍼런스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더라도 이것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발표하면서 이번 달 말 다시 한 차례 금리가 인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소식이 인공위성으로 방송되면서 이날 아침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오후장 들어서의 강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월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날 아침 칩부문의 싸이프레스 세마이컨덕터가 실적경고 소식을 내보냈다. 월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순익 50센트에 턱없이 못 미치는 3센트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잘 해야 2센트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는 1.6% 올랐다.

이 소식 바로 직전 골드만 삭스는 이날 반도체지수의 부진을 초래한 코멘트를 내놓았다. 전미 반도체산업협회가 4월중의 판매실적 지난해에 비해 10.2%나 감소했다고 발표한 데다 지난주의 알테라, 인테그레이티드 디바이스 테크놀로지의 실적경고로 미루어 볼 때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들은 곤욕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주가가 1.6% 하락했는데 베어 스턴스는 이날 인텔의 2/4분기 예상순익을 하향 조정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7% 하락했다.

시스코 시스템은 이날 주가가 3.3% 올랐으나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0.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영국의 선데이 비지니스지는 시스코가 영국의 텔레콤 장비업체인 마르코니를 170억불에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JP 모간 체이스는 2/4분기, 금년중, 내년중 PC업체의 예상수익을 하향 조정했다. 컴퓨터업계 전체적인 수요부진, 유럽경기 둔화에다 가격경쟁도 악화되고 있어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하향 조정의 이유를 밝혔다. 나스닥 컴퓨터지수는 그러나 0.32% 상승했다.

한편 이라크가 원유수출을 중단한 후 원유가격 상승에 힘입어 석유업체들은 이날 선전했다. 아멕스 석유지수는 1.7% 상승했다.

최근 증시에 흘러들어 오는 뉴스는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현재의 주가는 S&P500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금년 최저치보다는 14% 높고 지난해 최고치보다는 17% 낮은 수준이다. 최저, 최고치의 거의 중간쯤에 도달한 셈이다. 주가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향해 가야할 지 중요한 고비에 와 있는 이 시점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방향을 잡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4/4분기부터는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동시에 형성돼 있다. 거시경제지표도 고용은 생각한 만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데 반해 제조업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묵직한 재료가 발표돼도 방향이 서로 달라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투자자들을 혼동케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주에는 다음날인 화요일에 몇 가지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노동부는 1/4분기 생산성지표와 단위노동비용 확정치를 발표한다. 생산성은 지난번 발표된 잠정치인 0.1% 하락률보다 더욱 큰 폭인 0.6%로, 단위노동비용은 5.2% 보다 높은 5.8% 증가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날 센서스국은 4월중 공장주문실적을 발표하게 되는데 2.5% 정도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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