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 인하후 막판 랠리

[뉴욕마감]금리 인하후 막판 랠리

손욱 특파원
2001.10.03 05:26

[뉴욕마감]금리 0.5%p 인하후 막판 랠리

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상대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이 앞으로의 경제 움직임에 대한 단기전망을 내놓지 않으면서 금리인하 발표직후 주가는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었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결국은 경기회복의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신뢰감이 확대되면서 마감 1시간을 남기고 증시는 급격한 랠리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지수가 오르기 시작해 11시께 1,5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를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막상 금리인하 발표가 있은 후에도 지수는 계속 하락하며 전날수준까지 돌아왔으나 3시부터 금리인하 축하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1.86포인트(0.80%) 오른 1,492.32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강보합권에서 완만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금리인하 발표후 마이너스권역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금리인하 효과가 궁극적으로는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 분위기를 뒤바꾸면서 마감때까지 1시간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보다 113.76포인트(1.29%) 오른 8,950.59로 이날을 마치며 9천선 회복을 바라보게 됐다. S&P500지수는 12.78포인트(1.23%) 오른 1,051.33을, 러셀2000지수는 3.53포인트(0.89%) 오른 401.13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평소수준이지만 금리인하가 발표된 날 치고는 활발하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 나스닥에서 17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을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0:11, 19:16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5.29%, 소매 2.39%, 교통 1.97%, 은행 1.21%, 증권보험 1.63%, 석유 2.10%, 바이오테크 1.71%, 유틸리티 1.51% 등 금리인하에 민감한 구경제가 이날의 지수상승을 선도했다. 기술주중에서는 소프트웨어 3.79% 부문이 돗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2.80%, 네트워킹 1.55%, 하드웨어 0.28% 부문은 지수가 하락하고 말았다.

이날 FRB는 연방기금(Fed Fund) 금리를 올 들어 아홉번 째로 인하함으로써 평균 한 달에 한 번 꼴로 금리를 인하한 셈이 됐다. 이날 금리 인하폭도 0.5%포인트 비교적 큰 폭으로 결정됨으로써 1962년 이후 39년만에 처음으로 2.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월가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지만, 그래도 정책당국이 한 해 동안 4.0%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선례가 없던 터라 금리인하폭이 0.25%포인트 소폭에 그칠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은 0.5%포인트를 선택함으로써 현 경제상황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9월 11일의 테러 이전에 이미 휘청거리고 있던 미국 경제가 결정타를 맞고 그동안 부진했던 기업투자에 이번에는 소비지출까지 타격을 받으며 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들어섰음을 간파한 것이다.

이러한 비상상황에서 연준은 거의 비상대책에 가까운 금리인하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17일 0.5%포인트 인하를 고려하면 거의 보름 동안 금리는 1%포인트나 낮아지는 평상시에는 생각하기 힘든 정책결정을 내린 것이다.

연준은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테러공격으로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기업투자와 소비지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활동이 활기를 찾으면서 다시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공항, 도로, 철도, 대형건물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친 보안강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자본이 보안강화 관련 생산물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 전반적인 생산성이 증대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이날 금리인하로 금리수준이 39년만에 최저치로 낮아졌지만 월가에서는 벌써부터 연준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음달 6일에 열리는 정례회의에서도 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가 과연 단기간내에 그 본연의 경기부양효과를 가져올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비관론자는 실질금리 0%시대가 그렇게 오래 지속되어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일본경제를 상기시키며 미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경쟁과 생산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경제 시스템은 일본과는 다르다고 하면서 저금리정책이 경기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정책에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직접적인 경기부양책도 병행되야 한다는 조건을 들고 있다.

재정정책은 통화정책보다는 경제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요를 창출하는 데 가시적인 효과가 더 크다. 금리가 낮아도 경제주체들이 돈을 빌려 투자나 소비지출을 늘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정부가 이들의 손에 돈을 쥐어주면 이것은 분명히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의 일환으로 이날 조시 부시 대통령과 의회는 400억달러의 비상지원책과 150억달러의 항공산업구제안을 통과한 바 있는데, 정부에서는 감세안과 더불어 추가적인 정부지출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기업뉴스도 이어졌다. 보잉은 이날 다우종목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는데 중국이 보잉 항공기를 구입할 계획임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컴팩컴퓨터(-3.4%)는 전날 장 마감후 주당 5센트 정도의 순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월가에서는 주당 5센트의 순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에 이날 주가가 하락했으며 하드웨어주의 발목을 잡았다. UBS 워벅은 컴퓨터 수요는 앞으로도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컴퓨터주들의 예상수익 하향 조정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주 목요일 델 컴퓨터(-1.0%)가 수익전망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소프트웨어주(+3.8%)는 이날 선전했는데, 카나(+32.4%)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의 수익전망에 힘입었다. 카나는 지난 분기 손실은 예상보다 크겠지만 이번 4/4분기에는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내년의 수익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2.1%)는 로버트슨 스티븐스에 의해 향후 1-2년의 수익전망이 하향 조정됐으나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노벨 시스템(+6.0%)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노벨에 대한 잘 못된 진술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외에도 통신칩주인 트랜스위치(-2.8%), 출판업계의 맥그로힐(-7.8%), 오락산업의 팍스 엔터테인먼트(+4.0%)도 수익경고소식을 전해왔고, 존슨 앤 존슨(-1.5%)은 애널리스트에 의해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이날 항공주(+5.3%)가 큰 랠리를 보였는데, 메릴 린치의 항공산업에 대한 코멘트에 힘입었다. 정부의 지원책이 본격화되고 항공여행 수요도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항공주는 투자유망 업종이라고 했으나 항공주들은 내년까지는 순익을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은 알라스카, 델타, 싸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 선두를 기록하며 5-7%대 주가가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콤팩 -3.36%,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5.45%, 제너럴 일렉트릭 +0.32%, EMC -1.08%, 글로벌 크로싱 +15.26%, 왼드햄 인터내셔널 +18.87%, 씨티그룹 +1.03%, 센던트 -3.79%, AT&T +2.42%, AOL 타임 워너 -1.50%, 파이자 +0.44%의 거래가 활발했다.

나스닥에서는 메크로미디어 파이버 +112.12%, 시스코 시스템 -4.29%, 인텔 -2.45%, 썬 마이크로시스템 -1.60%, 오라클 +0.79%, 마이크로소프트 +2.09%, JDS 유니페이스 -3.24%, 넥스텔 -4.65%, 델 -1.50%, 시벨 시스템 +15.27%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보잉을 필두로 홈디포, AT&T, 캐터필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월마트, 월트 디즈니, JP 모건 체이스가 3%대 이상 상승해 다우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존슨 앤 존슨,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너럴 모터스, 코카콜라, 허니웰, 휴렛패커드, 듀퐁, 인텔, 머크는 주가가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장기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현재의 증시는 일정 싸이클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움직임에 조급해 하지 말고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주가수준은 앞으로도 몇 차례 최저기록이 경신할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주가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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