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상 우려, 일제 하락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때아닌 겨울비만큼이나 분위기가 깊이 가라앉았다. 칩주와 제약주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는 1/4분기 기업수익내용과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 한 투자자들이 잔뜩 움츠려들었기 때문이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부진한 출발을 보이더니 시작되더니 장중 한 차례도 반등을 시도해보지도 못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폭이 확대돼갔다. 연 사흘째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전날보다 47.90포인트(2.55%) 하락한 1,832.97로 마감됐다. 지난 사흘동안의 상승폭보다 이날 하루의 하락폭이 더 컸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과 함께 급락한 지수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상승의 기회를 노리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가 이어지며 낙폭이 확대됐다. 전날보다 133.68포인트(1.26%) 하락한 10,501.5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8.44포인트(1.58%) 하락한 1,151.85로, 러셀2000지수는 5.04포인트(1.00%) 하락한 499.69를 기록하며 500선 고지에 사흘동안 머물른 후 다시 물러섰다.
업종별로는 귀금속 1.44%, 소매주 0.09%를 제외하고 전 업종의 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인터넷 3.97%, 반도체 3.49%, 멀티미디어 2.99%, 소프트웨어 3.72%, 텔레콤 2.43%, 네트워킹 2.22% 등 기술주의 하락폭이 두드러졌으며 항공 4.45%, 은행 1.55%, 증권보험 1.98%, 바이오테크 3.37%, 제약 2.51% 주도 이날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임에 따라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적은 규모로 나스닥시장에서 14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22:13, 20:10을 기록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칩주의 선두주자 인텔(-4.0%)에 대한 2/4분기 판매수익 및 순익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계절적인 수요 부진을 주 원인으로 하여 칩가격 동결과 보수적인 회계기준이 가세하면서 수익규모가 당초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2년간 주당순익 전망도 함께 낮춰 조정했는데, 이 소식은 칩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국제 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2월에도 반도체 주문실적이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발표했으나 칩주의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문선적비율이 0.81에서 0.8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0달러치의 제품이 선적되고 87달러치의 제품이 신규로 주문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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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주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15.7%)의 심장병 치료제인 밴레프의 기능이 경쟁사인 머크(-0.7%)의 배소텍스에 미치지 않는다는 소식에 큰 타격을 받으며 주가가 폭락했다. 이 분석은 미국심장학학회에서 발표된 것인 만큼 신뢰도 또한 컸다.
메릴 린치는 브리스톨의 투자등급을 ‘적극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세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밴레프는 브리스톨의 수익개선을 이끌어갈 기대상품으로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정적인 기업뉴스에도 증시 분위기는 침체됐지만, 지수하락폭이 생각보다 컸던 데는 전날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동결 결정이후,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된 점도 작용한 듯 하다. 오는 6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정도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증시에 흘러들었다.
전날 합병에 대한 표결에 대해 휴렛-패커드(-2.1%)의 최고경영자인 피어리나씨는 찬성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나, 휴렛 일가의 월터 휴렛은 아직 투표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표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컴팩 컴퓨터(-3.1%)의 주주들은 이날 피인수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소프트웨어주인 베리사인(-9.6%)는 증권관리위원회에 연차보고서 기재용 기업회계장부를 제출한 데 대해 선트러스트라는 증권사가 회계상의 문제가 노출됐다고 주장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다른 증권사인 UBS 워벅은 회계상의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토마스 와이셀이라는 투자기관은 네트워킹주인 에뮬렉스(+2.6%)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즈(+3.0%)는 EMC(-1.3%)와의 업무제휴 체결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으며,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1.9%)도 레가토 시스템즈(-12.5%)와의 거래체결에 도움을 받았다.
제조주인 재빌 서킷(+10.8%)은 그러나 월가의 예상 주당 11센트를 웃도는 13센트 정도의 순익 기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큰 폭 상승했다. 연간 전체로도 월가에서 예상하고 있는 수준보다 5센트 정도 많은 주당 50센트의 순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빌의 경쟁사인 샌미나와 솔렉트론, 플렉스트로닉스 모두 1-2% 하락했다.
베어스턴스(-1.0%)와 리만 브러더스(-2.3%)는 수익규모가 월가의 예상을 소폭 상회할 것이라는 소식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 두 회사는 특히 주식거래에 영업의 초점을 두고 있는 회사여서 투자자들은 수익전망내용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듯 하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 증권은 세브론텍사코(-0.3%)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석유주의 상승국면에서 다른 종목에 비해 투자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리만 브러더스는 JP 모건 체이스(-2.4%)의 투자영업부문이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하면서 수익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코카콜라(+0.4%)도 한 증권사에 의해 달러화 강세 등의 이유로 수익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역시 다우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3.4%)이 계열사 매각을 고려중에 있는 타이코 인터내셔날(-0.4%)의 상업금융부문인 CIT 그룹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우종목중 인텔과 AT&T 4%대, 제너럴 일렉트릭, 마이크로소프트 3%대, JP 모건 체이스, 보잉, 휴렛-패커드 2%대 등 25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홈디포와 코카콜라 등 다섯 종목만이 0.4%이내 소폭 상승했을 뿐이었다.
이날 주택착공실적이 발표됐다. 가장 건실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2월중 주택착공실적은 월가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연율기준 177만호로 1월에 비해 다시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98년 12월 이래 최고의 수준이다. 건물준공실적도 1.8%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주택시장의 성장세는 경기하강 국면에서의 회복세를 지나 이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투자자들은 이날 이 뉴스를 경기전반의 상승가능성과는 연결시키지 않은 듯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5.15%, 인텔 -3.97%, 월드콤 +1.57%, 시스코 시스템즈 -3.46%, 오라클 -1.64%, 마이크로소프트 -2.89%, JDS 유니페이스 +0.16%, 메트로미디어 파이버 네트워크 0.00%,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즈 +2.99%, 델 컴퓨터 +0.18%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3.95%,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15.70%, 컴팩 컴퓨터 -3.05%, 제너럴 일렉트릭 -3.36%, EMC -1.29%, 휴렛-패커드 -2.13%, AOL 타임 워너 -4.91%, 노텔 네트워크 -0.88%, 케이마트 +0.61%, 타이코 인터내셔날 -0.43%의 거래가 활발했다.
최근 증시가 3월 시작된 강력한 랠리를 중단한 채 관망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단기적으로 과매수상태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블루칩주는 최근 9개월래 최고치에 육박한 수준이어서 기업수익이 여전히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주가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엔론 파산이후 불거진 기업회계관행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자 각 기업들이 이번 1/4분기 수익발표때 최대한 투명하고 보수적으로 수익계산을 할 전망이어서 수익발표내용에 투자자들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현 증시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