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강보합.."불안은 여전"(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4일(현지시간) 악재와 호재간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순익(Profits)과 팔레스타인(Palestine), 석유(Petroleum) 등 '3P' 악재에 눌려 있던 증시는 장 마감 30분여를 남기고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연속 하락일 수를 4일로 끝냈다.
그러나 이날 장 내내 상승과 하락을 넘나들고 상승폭도 크지 않아 아직은 불안한 모습이다. 중동 사태의 파장, 거듭된 실적 악화 경고, 경제의 행로 등에 대한 투자 심리는 물이 반쯤 찬 컵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며, 상승으로 기조를 굳히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4월 초순은 시기상으로 실적발표를 앞둔 고백의 시간이어서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이곤 했다.
다우 지수는 개장초 약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를 넘겨 상승세를 탔으나 오후 1시30분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36.88포인트(0.36%) 오른 1만235.17로 마감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오전장 한때 1800선을 회복했으나 오후 1시께 약세로 돌아섰다 막판 분전으로 5.38포인트(0.30%) 상승한 1789.73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도 0.77포인트(0.07%) 오른 1126.17을, 소형주가 주축이 된 러셀 2000 지수는 1.77 포인트(0.36%) 상승한 498.37로 각각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억7300만주, 나스닥 시장은 16억9200만주였다.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은 나스닥이 17대 16, 뉴욕증권거래소는 16대 13으로 오랜만에 상승종목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전날 약세를 보였던 항공(+3.33%), 소매(+1.67%), 반도체(+1.17%) 등이 강세를 보였고, 반대로 정유(-2.47%) 제약(-2.40%) 소프트웨어(-2.03%) 생명공학(-1.83%) 등이 약세였다.
증시는 이날 대체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경제 회복이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외면당한 채 해소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중동사태와 줄잇는 실적 경고만 부각된 결과다. 또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예상과 달리 4개월래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발표되자 다음날로 예정된 3월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투자 심리를 어둡게 만들었다.
긍정적인 소식도 적지 않았다. 푸르덴셜 증권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 대해 영업마진과 시장점유율 개선을 이유로 기존 '매수' 의견과 목표 주가 44달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2.4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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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는 주택 관련 소매업체인 홈디포의 '강력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다. 메릴린치는 홈디포 경영진과의 면담 결과 1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홈디포는 2.56% 올랐고, 이는 월마트(+1.16%)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업체인 델 컴퓨터는 1분기 매출이 예상을 웃돌면서 순익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 컴퓨터는 2.14% 올랐다.
반면 중동 사태는 불안 요인이 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서안지구내 최대 도시 나블러스를 점령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 중재를 위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급파하기로 했고, 이스라엘은 이와 별로로 미국 특별 공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간 접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사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중동발 뉴스는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편이었다.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 역시 이런 걱정을 더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30일까지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46만명으로 이전 주의 39만6000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38만명을 넘어서는 것이다. 5일 발표되는 3월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 경고도 계속됐다. 제약업체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경쟁 격화와 신약 개발 실패로 올해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 14.72%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컴퓨웨어는 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언급해 25.41%, 인터넷 보안업체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역시 업계의 투자 감축으로 분기 순익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고백하면서 19.63% 각각 폭락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인 잉크토미는 1분기 주당 손실이 8~10센트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5센트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12.24% 급락했다.
증권사들의 등급 하향도 빠지지 않았다. UBS 파이퍼 제프레이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의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이 여파로 퀄컴의 주가는 2.76% 떨어졌다.
또한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에 의해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전락한 텔레콤 장비업체 노텔 네트웍스도 2.53% 하락했다. 무디스는 텔레콤 업체들의 투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업계의 불황이 당초 예상보다 깊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소매증권사인 나이트 트레이딩은 시장이 횡보를 거듭하면서 1분기 주당 12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0.14% 떨어지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