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전약 후강" 나스닥 ↑(상보)

[뉴욕마감] "전약 후강" 나스닥 ↑(상보)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4.09 06:12

[뉴욕마감] "전약 후강" 나스닥 상승(상보)

미국 기술주들이 8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블루칩 IBM의 실적 악화 경고를 일단 극복했다. 뉴욕 증시는 개장전 돌출한 IBM의 경고로 일제히 하락 출발했으나 소프트웨어주의 선전과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 (S&P 500) 지수가 상승 반전,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151포인트 급락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22.56포인트(0.22%) 하락한 1만249.08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5.84포인트(0.89%) 오른 1785.87을 기록하며 지난 주말의 하락세를 접었다.

S&P 500 지수 역시 오후들어 등락을 거듭한 끝에 2.56포인트(0.23%) 상승한 1125.29를,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지수는 5.25포인트(1.05%) 오른 503.0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IBM의 경고외에도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으로 유가가 한때 배럴당 27달러 선을 다시 넘어선 것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업 소프트웨어 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츠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소프트웨어 업체와 반도체주가 낙폭을 만회하고, 증시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저가 매수세가 속속 유입되면서 '전약후강' 장세를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부진했던 소프트웨어(2.65%)를 비롯, 유가 반등에 따른 정유(1.37%) 정유서비스(1.13%) 천연가스(1.83%) 등이 강세였다. 반면 항공(-1.88%), 하드웨어(-1.12%) 금(-1.0%) 등은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IBM의 경고 직후 3% 이상 급락했으나 오후들어 반등, 지난주 말보다 0.57% 오른 575.87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 종목이 하락종목을 18대 12대로 앞선 가운데 13억주가 거래됐다. 15억주가 손바뀜한 나스닥 시장에서는 상승-하락 종목이 엇비슷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 최대 종목은 4086만주의 IBM(-10.12%)이었다. 스토리지 업체인 EMC(-2.885) AOL타임워너(-2.10%), 노텔 네트웍스(-4.53%), 루슨트 테크놀로지(-1.77%) 등도 거래가 많았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2.41%), 테스크 시큐리티(-0.34%), 시스코 시스템즈(+0.19%), 인텔(-0.40%) 등이 거래량 상위 종목이었다.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날 기술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는 내주초까지는 횡보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는 중동 사태가 경제 회복 기대감을 압도하고 있으나 경제 회복과 함께 기업 순익이 제고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의 적기라는 입장을 보였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기업들의 순익 마진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1분기 실적 시즌에 의외의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로 잡고 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최대 위협 요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최근 유가 상승은 수급이 아닌 정치적인 위험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다우지수 편입종목으로 '빅 블루'로 통하는 IBM은 이날 고객사의 구매 축소로 인해1분기(1~3월) 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IBM은 1분기 주당 순이익이 66~70센트로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산치 85센트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매출 전망치 역시 184억~186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잡고 있는 196억5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최고재무책임자 존 조이스는 "1분기 고객사들의 주문이 계속 감소했다"며 기술 그룹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BM은 오는 17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IBM은 12.6% 급락했다 낙폭을 조금 줄였으나 87.41달러로 마감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IBM의 파장에 대한 해석은 엇갈렸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밀루노비치는 IBM의 문제가 기술기업 전반의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인 최고경영자(CEO)인 샘 팔미사노가 엄격해지는 회계 보고 등을 감안해 목표선을 낮춘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1분기 후반 수요가 좋지 않다는 점 그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밀루노비치는 다만 IBM의 사업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 기술주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EDS와 썬마이크로 시스템즈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델컴퓨터(+1.74%), 컴팩(+0.31%) 휴렛팩커드(+0.77%) 등은 상승반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42% 상승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츠가 이 회사 4분기(1~3월) 영업손실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분위기 반전에 기여했다. 이 발표로 컴퓨터 어소시에이츠는 4.17% 급등했고, 골드만 삭스 소프트웨어 지수는 2.65% 상승했다. 이 지수는 피플소프트웨어 등의 실적 악화 경고로 인해 앞서 4거래일동안 12.4% 급락했었다.

이밖에 온라인 증권사인 아메리트데이드는 경쟁업체 데이텍을 13억달러에 인수, 업계 3위로 올라선다는 발표에 힘입어 1.59% 상승했다.

베어스턴스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력적'으로 상향조정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0.81%, 이 증권사에 의해 순익 전망치가 높여진 뱅크원은 1.75% 각각 올랐다.

반면 메릴린치 증권은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관행을 개선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0.84% 하락했다. 뉴욕주 검찰청은 이날 메릴린치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관행을 재편토록 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번 명령은 유명 인터넷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의 낙관적인 종목 추천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검찰측은 관련 증거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유가는 이날 이라크의 돌연한 수출중단 발표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이 배럴당 27.23달러까지 올랐으나 지난주말 보다 34센트 오른 26.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배럴당 1.03달러 급등한 27.02달러를 기록했다.

이라크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앞으로 30일간, 또는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에 철수하기 전까지 원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랍권이 석유를 정치무기화한 것은 1973년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 에너지부는 이라크 수출분이 대체되지 않는 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라크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 상승세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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