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흥분을 거둬라" 나스닥 2%↓

[뉴욕마감]"흥분을 거둬라" 나스닥 2%↓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22 05:30

[뉴욕마감]"흥분을 거둬라" 나스닥 2%↓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21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했다. 추가 테러 위협을 포함한 전날의 악재가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경제 회복이나 기업 순익 개선에 관한 진전된 소식이 없자 투자자들은 매수를 자제했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투자자 오도 혐의를 조사중인 뉴욕주 법무부와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은 개장초 주가를 반짝 끌어올렸을 뿐 다른 재료에 묻혀 버렸다. 홈디포와 타깃은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충족시키고도 영업 환경 개선이 어렵다는 실토로 인해 하락했다.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한때 123엔대까지 하락했다 뉴욕 시장에서 5개월래 최저치인 124.16엔을 기록했다. 전날 급등했던 금값은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표가 되는 6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10센트 오른 316.10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국제 유가는 미국 재고가 넉넉할 것이라는 관측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간 공조 붕괴 등으로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전날 보다 배럴당 81센트 떨어진 2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로 거래를 마친 6월 인도분은 1.33달러 급락한 2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23.79 포인트(1.21%)떨어진 1만105.71로 마감했다. 전날 2.3%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어렵게 지킨 1700선에서 밀려나며 37.40포인트(2.20%) 내린 1664.1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2포인트(1.1%) 하락한 1079.88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 지수는 7.71포인트 하락한 495.46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의 최대 뮤추얼펀드 마젤란의 로버트 스탠스키는 이날 향후 6개월간 증시에서 흥분할 만한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 순익 개선이 좋지 않고, 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스탠스키는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미미한 수익(modest returns)을 기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출발은 오름세였다. 메릴린치가 뉴욕주 법무부와 합의에 성공했다는 소식, 홈디포와 타깃의 실적 호재,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의 올 순익 목표 재확인 등 긍정적인 뉴스들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분여를 지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약세로 3대 지수는 미끄럼을 탔다. 결국 3대 지수는 일중 최저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9억8100만주, 나스닥 14억주로 전날과 비슷했으나 평소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적극적인 매도세가 없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관망적인 투자 심리가 팽배하다는 점을 입증, 대형 호재가 없는 한 지난 주와 같은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배 이상 많았다. 업종별로는 금과 설비 주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개 전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2.78% 내린 519.74를 기록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각각 3.7%, 3.1% 하락했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업체 홈디포는 지난 5일까지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8억5600만달러, 주당 36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억3200만달러, 주당 27센트 보다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22억달러에서 142억8000만달러로 17% 늘어났다. 주당 순이익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3센트 웃도는 것이다.

홈디포는 또한 2분기 주당 순이익도 애널리스트들이 추산하고 있는 주당 47센트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인 밥 나델리는 1분기 매우 엇갈린 경제 환경에 직면했었고 이런 여건이 2분기에도 달랒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주가는 7.57% 급락했다. 그는 주택용품 시장을 여전히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디포의 1분기 실적은 전날 공시한 경쟁업체 로웨보다 다소 뒤진 수준이다. 로웨는 분기 순익이 53%, 매출은 23% 각각 급증했고, 연간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할인 소매점인 타깃은 1분기 매출이 15% 늘어난데 힘입어 순익이 3억4500만달러,주당 38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급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전문가들의 예상치 보다 2센트 많은 것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그 스코바너는 애널리스트와의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남은 기간 사업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들어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영업환경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부분적으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깃과 경쟁업체인 월마트는 각각 2.6%, 1.9% 떨어졌다.

소프트웨어 주도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피플소프트는 전날 외부감사법인인 언스트 영이 과거 감사와 관련해 회계 및 독립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악재가 돼 8.24% 급락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비디오게임기 X박스에 대해 앞으로 5년간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날 발표했으나 3.37% 떨어졌다.

반면 증권주는 메릴린치 호재로 강보합세였다. 메릴린치는 이날 개장전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법무장관과 1억 달러 합의금으로 투자자 오도혐의에 관한 조사를 종결키로 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메릴린치는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는 조건을 달았다. 스피처는 이번 합의가 월가의 조사 관행을 바꿀 것이며, 투자은행 부문과 조사 부문을 분리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증권사에 대한 조사 역시 메릴린치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오전 한때 급등했으나 0.81% 오르는데 그쳤다.

이밖에 퀄컴은 이번 분기 및 연간 순익 전망치를 재확인한 게 호재로 작용, 2.3% 상승했다.

전날 CFO를 포함해 경영진 재편 계획을 발표한 포드는 메릴린치가 중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덕분에 5.14% 급등했다. 메릴린치는 경영진 재편이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프록터 앤 갬블은 UBS워버그에 의해 투자 의견이 '강력 매수'에서 '매수'로 낮춰지는 바람에 1.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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