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다우 1만 붕괴, "신뢰 상실"
[상보]
3일간의 연휴를 끝내고 28일(현지시간) 문을 연 뉴욕 주식시장이 인텔과 홈디포 등 블루칩을 중심으로 하락, 우울하게 한 주간을 시작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유럽 방문 일정을 조기에 마치고 귀국한다는 미확인 루머까지 겹친 이날 다우 지수는 지난 10일이후 다시 1만선 밑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와 S&P 500 지수는 오후들어 낙폭을 줄였으나 상승 반전하지 못했다. 이날 경제 지표들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만한 호재가 없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소비자 기대가 약화되는 것 처럼 투자자들의 신뢰도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다우 지수는 122.68포인트(1.21%) 하락한 9981.58로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는 이로써 연초 대비 등락률이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나스닥 지수는 9.32포인트(0.56%) 떨어진 1652.17로, S&P 500 지수는 9.27포인트(0.86%) 내린 1074.55로 각각 마감했다.
증시 부진의 반대 지표가 되고 있는 금값은 이날 급등했다. 6월물 금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한때 온스당 5.10달러(1.6%) 급등한 325.80 달러를 기록했으나 결국 3.40달러 오른 324.10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28센트 하락한 25.60 달러에 거래됐다.
경제 지표들은 수치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콘퍼런스 보드는 5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109.8로 전달의 108.8보다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110을 소폭 밑도는 것이다. 그러나 세부 항목중 향후 경제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가 전달 109.6에서 109.4로 하락한 게 큰 주목을 받았다.
상무부는 앞서 4월 개인 소득이 0.3%, 소비는 0.5% 각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개인 소득은 예상 수준이었으나 개인 소비는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었다. 반면 4월 기존주택 판매는 580만 채 수준으로 전달의 540만채는 물론 전문가들의 추정치 550만채보다 크게 많았다.
메릴린치의 미국 증시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번스타인은 28일(현지시간) '보수적인 투자 흐름'이 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배당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설비주와 부동산신탁(리츠)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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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스타인은 S&P 설비 지수가 나스닥 지수를 제친 6개월 전 '보수주의 파동'(wave of conservatism)을 상기시킨 바 있다며, 이 추세가 앞으로 5~10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모간 스탠리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제이 펠로스키는 '5월에 팔라'는 증시 격언를 따를 필요가 없다며, 순익 개선으로 증시는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9억6000만주, 나스닥 12억9000만주로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이날 크게 오른 금 관련주와 생명공학, 항공 등이 강세였다. 반면 은행, 제지, 인터넷, 반도체 등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낙폭을 줄였으나 0.60% 내린 496.65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1.12% 하락했다. 인텔은 메릴린치의 유명 애널리스트 조셉 오샤가 올 매출 전망치를 낮춘 게 부담이 됐다. 그는 주당 순익 추정치도 77센트에서 75센트로 하향 조정했다. 오샤는 인텔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기가 매우 힘들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도체 장비업체인 노벨러스 시스템은 장 마감 발표하는 실적 전망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1.06% 상승했다.
이날 블루칩 하락을 이끈 또 다른 종목인 홈 디포는 UBS워버그의 등급 하향으로 4.4% 급락했다. UBS 워버그는 주택용품 업체인 홈 디포가 유능한 매니저 상당수을 잃은데다 경쟁업체 로웨로부터 시장점유율을 지켜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었다. 로웨는 투자의견이 '매수'로 유지됐으나 소폭인 0.23% 떨어졌다.
에너지 중개업체 다이너지는 최고경영자 척 왓슨의 사임 발표후 7% 이상 급등했다 지난주 말보다 4.19% 오른 9.69 달러에 마감했다. 왓슨은 연방 검찰이 CMS 에너지와의 거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는 소식과 함께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다이너지는 CMS와의 거래를 증폭시켜 매출을 늘린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에너지 공급업체인 윌리엄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5억 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1.8% 하락했다.
미 케이블 TV 사업자인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은 창업자가 딸의 영화 제작회사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27.8% 폭락했다.
반면 휴대정보단말기 제조업체인 핸드스프링은 컬러 스크린을 채택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 게 호재가 돼 9.8% 급등했다.
한편 이날 달러화는 다시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24일 종가 124.70엔 보다 하락한 124.50엔을 기록했다. 달러/유로는 92.12센트에서 92.82센트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