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다우 4일째 하락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가 30일(현지시간) 재건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사상 최악의 9.11 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잔해 제거 및 시신 수습 작업을 공식 마감한 것이다. 2800여명의 목숨을 잃은 지 261일 만이다. 경제전문가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희생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살아 남은 우리들은 이제부터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 침체와 맞물린 테러 참사로 휘청했던 뉴욕 주식시장은 한동안 회복세를 보였으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에 따른 투자 위축 등의 후유증, 순익 감소, 여전히 자신할 수 없는 경기 회복세 등 장애물에 걸려 당시와 비슷한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물리적인 테러의 상흔은 이제부터 조금씩 역사적으로 사라지겠지만 투자자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불안감은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3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기 위해 고투했다. 출발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 고조,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달러화 약세,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의 부진 등에 눌려 약세였다. 그러나 테러 당시 WTC 두번째 건물이 무너졌던 오전 10시 29분에 맞춰 묵념과 함께 2분간 거래를 중단한 후 반등했다. 테러 사태 직후 나타났던 '애국심 랠리'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오후들어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증시는 막판 반등을 재시도했다. 그러나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4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포인트 떨어진 9913(잠정)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반면 8포인트 상승한 1632를, S&P 500 지수는 2포인트 떨어진 1064를 각각 기록했다.
증시의 부진은 달러화의 약세가 우선 부담이었다. 달러화는 일본은행(BOJ)이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엔화에 대해 6개월래 최저치인 122.80엔까지 떨어졌다. 하야미 마사루 BOJ 총재가 환율의 과도한 움직임은 바람지하지 않지만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게 '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를 촉발했다. 엔/달러 환율은 123엔대로 회복했으나 전날보다는 떨어졌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1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달러/유로는 94센트를 돌파했다. 달러화 하락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유럽 등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테러 우려와 지정학적 불안감도 여전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조만간 아프가니스칸 국경에 있는 군을 인도 접경지대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