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채꾼으로 내모는 대금업법
지난 4월 16일 국회 법사위가 열리는 날 기자는 국회를 방문했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금업법의 통과여부를 현장에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회의장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대금업법의 사본을 지켜보며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기자는 한 의원과 얘기를 하게 됐다.
〃대금업법의 이자상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25%는 돼야 하지 않을까요? 서민들에게 지나친 금리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기자는 이번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신용금고 대출금리가 얼만지 아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는 연 20%수준, 신용금고 대출금리는 최고 연60%에 이른다는 말을 하자 그 의원은 “금리가 그렇게 높아요? 신용카드도 문제구만”이라고 말을 내뱉었다.
결국 그날 국회 법사위는 90% 수준에서 상한선이 제시된 대금업법 통과를 연기시켰고 3개월여가 지난 지금에 와서 70%의 금리로 합의를 이뤄냈다.
대금업법의 제정취지는 당초 `사금융 시장의 양성화’였다. 등록도 하지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대금업체들의 실태라도 파악해 보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수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나온 결론에서는 이같은 취지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금업계에서 연90%의 금리가 마지노선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형 업체들조차 연90%로 간신히 수지타산을 맞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연70%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며 일부 업체는 벌써 폐업신고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초 대금업 협회를 만들 당시 한 대금업체 사장은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모였다’고 당당히 말했다. 금리를 70%로 제한한다고 하자 그는 ‘단속하면 폐업하고 다시 영업하죠, 이게 우리 전문입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명분만 앞세워 제정된 대금업법이 이제 막양지로 올라온 대금업체들을 '사채꾼'으로 다시 내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