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상수의 성공과 좌절
`코스닥이 뭐예요?'라는 웃지못할 광고가 주목받던 시절 `공짜로 전화 할 수 있다(다이얼패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무기삼아 코스닥에 등록, 벤처 열풍을 주도하며 황제주로 군림했던 새롬기술. 그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오상수 사장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이공계 출신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최근 사회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각계의 상찬을 받아가며 벤처사업가의 최고봉에 올랐던 오 사장이 이젠 실패한 경영자의 멍에를 뒤집어 쓸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사실 증권업계에서는 오 사장의 퇴락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지난 99년 말만해도 오 사장의 앞날은 온통 장미빛으로만 보였다. 굴지의 삼성그룹이 참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유상증자를 통해 37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성공리에 확보했기 때문.
그러나 영광의 순간은 짧았다. 코스닥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익모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새롬은 치밀하지 못한 다이얼패드 투자와 허술한 수익모델로 불과 2년만에 2000억원을 까먹었다. 코스닥을 '엘도라도'로 오판했던 투자자들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지난해 말에는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던 미국 다이얼패드 사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참담함을 맛봐야 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다이얼패드를 어느 정도 회생시킨 후 공석인 대표 이사직을 수행하기 위해 귀국했지만 부친과 임직원이 불공정 거래에 연루,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급기야 한 때 동반자였던 사람으로부터 퇴임 압력을 받기에 이르렀다.
불과 몇년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오 사장. 한 때 이공계 대학생들의 우상이자 영웅으로 우뚝 솟아 올랐던 오 사장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 이 사태를 어떻게 추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