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시 하락, 나스닥 3% ↓

[뉴욕마감]다시 하락, 나스닥 3% ↓

정희경 특파원
2002.09.06 05:38

[뉴욕마감]다시 하락, 나스닥 3% ↓

[상보] "9월의 불안이 다시 찾아왔다." 사상 최악의 테러 사태 1주년이 바짝 다가 오면서 월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이 5일(현지시간)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에 눌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주요 지수는 전날 상승폭을 모두 반납, 9월 들어 4% 이상 급락한 상태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약세로 출발한 후 장중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막판 다시 부진하면서 141.42포인트(1.68%) 떨어진 8283.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인텔 등 반도체 주의 부진으로 41.31포인트(3.20%) 급락한 1251.00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4.25포인트(1.60%) 하락한 879.1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에 부담을 준 것은 순익 전망치 하향이 예상되는 인텔의 실적 전망 제시를 앞둔 기술주들의 부진이었다. 여기에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지수에 이어 서비스 지수까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월마트 등 주요 소매점의 매출이 부진해 경제 침체 우려가 부각됐다.

SG코웬의 팀 스몰스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인텔을 경계하면서 기술주들이 하락했다"며 "경제 지표들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9.11 1주년 기념일도 투자자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가 기업공개(IPO) 주식 배분과 관련해 증권사들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면서 금융주들도 약세를 보이면서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3억2000만주, 나스닥 14억600만 주 등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배 이상 많은 가운데, 내린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3%, 81%에 달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장 마감후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인텔을 중심으로 반도체 주들이 특히 부진했다. 앞서 개인용 컴퓨터(PC) 판매가 부진해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CSFB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인텔의 분기와 연간 순익 전망치를 낮추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개 전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5.14% 급락한 275.36을 기록했다. 장 마감후 매출이 목표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발표한 인텔은 5.8% 떨어졌다. 경쟁업체인 AMD도 5.6% 하락했다. 내셔널 세미컨덕터는 11%,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4% 각각 내려갔다.

이날 경제지표들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부정적인 면만 장에 반영됐다. ISM의 비제조업(서비스) 지수는 8월 50.9로 전달의 53.1보다 떨어졌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54.4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 여부를 가려 서비스 경기 마저 정체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8000만 줄어든 4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주 연속 40만명을 웃돌아 경제 회복세 둔화로 노동시장이 계속 냉각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4주 이동 평균치는 6월이후 처음으로 40만 명으로 늘어났다. 7월 공장주문은 항공기를 중심으로 4.7% 증가했다. 이는 6월 -2.4% 보다 개선된 것이나 전문가들이 예상한 5%에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2분기 생산성은 당초 추정한 1.1% 보다 높은 1.5%로 수정됐다.

월마트를 비롯해 소매업체들의 8월 판매가 부진한 것도 경제지표 이상으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개점 1년이 지난 동일점포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늘어나는 게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는 물론 전문가들이 예상한 4.4%에 미달하는 것이다. 이는 전날 자동차 판매에 다소 고무됐던 투자자들로 하여금 왕성한 소비가 이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촉발, 관련주를 끌어내렸다. 월마트는 2.6% 떨어졌다.

의회가 IPO 주식의 부적절한 배분을 놓고 살로먼 스미스 바니에서 골드만 삭스와 CSFB 등으로 확대되자 금융주들은 다시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와 CSFB는 의회 조사위원회로부터 서류 제출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프록터 앤 갬블(P&G)은 7~9월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 주목 받았다. P&G는 특별손익을 제외한 순익 증가율을 11~15%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1.46% 상승했고, 경쟁업체인 콜케이트 역시 4% 올랐다.

소프트웨어주는 대체로 약세였다. SG코웬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지벨 시스템즈의 투자 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중립'으로, BEA 시스템즈에 대해서는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각각 하향했다. 올 하반기 정보기술(IT) 투자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피플소프트의 경우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지벨 시스템즈는 투자 의견 하향에도 불구하고 3.8% 상승했으나 BEA는 8.17% 급락했다. 피플 소프트는 0.9% 떨어졌다.

이밖에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은 채권자들과 합의, 3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11% 급락했다.

한편 채권은 상승하고, 달러화는 유로화에 약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10%로 하락했다. 엔/달러환율은 118.20엔으로 전날 118엔보다 상승했다. 반면 달러/유로는 전날 99.15센트에서 99.35센트로 올라 달러화가 약세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미국과 역내 경제 지표 악화로 하락했다. 독일은 7월 제조업 주문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외 주문 감소 여파이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한 소매 판매도 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이 금리를 유지키로 했다는 결정도 분위기를 돌리지는 못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0.39% 떨어졌고, 파리의 CAC 40 지수는 0.92%,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1.3%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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