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201p- 나스닥 2.7%↓
[상보] 테러 1주년을 추모하고 돌아 온 증시의 현실은 불확실했다.
뉴욕 주식시장은 12일(현지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예상된 발언에 실망, 2주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강의 미국, 세계 성장 엔진을 각각 이끄는 두 '정상'은 증시의 최대 이슈인 대(對) 이라크전과 경제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을 진정시키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엔이 이라크의 위협에 대처하지 않으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가 9.11 테러 사태와 증시 침체를 잘 이겨냈다고 언급했으나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시사하지 않았다.
증시는 개장 전 주간실업 수당 신청자가 늘었다는 발표 등으로 약세로 출발한 후 오전 10시 그린스펀 발언에 추가 하락했다. 뒤 이은 부시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반등을 포기한 채 오후 2시 이후 낙폭을 늘려 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201.76포인트(2.35%) 하락한 8379.41을 기록, 84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 지수는 35.81포인트(2.71%) 떨어진 1279.64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22.55포인트(2.48%) 하락한 886.90으로 마감, 900선이 다시 깨졌다.
이날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이라크전을 둘러산 불확실성을 증폭시켰으나 실업 수당 신청자 증가와 그린스펀의 발언이 단기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측면의 뉴스도 좋지 못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이 증권사들의 잇단 경고 등으로 급락하며 기술주 하락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 급락한 283.56을 기록했다. 편입 16개 전 종목이 하락했다. 다른 업종도 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1억8300만주, 나스닥 11억6900만주 등으로 부진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배 이상 많은 가운데, 내린 종목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뉴욕거래소 84%, 나스닥 86%에 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지속적인 재정적자 시대로의 복귀는 금리를 높이고, 투자와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건전 재정 확보를 주문했다. 그는 경제와 관련해 "9.11 테러 사태, 증시 침체 등을 이겨내고 있다"며 "그러나 위축 효과는 특히 재정 전망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만 언급했다. 이는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쪽으로 해석돼 실망 매물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엔 연설을 통해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없애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평화와 안전에 대한 당면한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행동은 불가피하다며, 정통성을 상실한 정부는 권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주내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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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제지표는 부정적이었다. 상무부는 2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130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는 수준이다.
앞서 노동부는 7일까지 1주일간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1만9000명 늘어난 4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3000명 감소를 예상했었다. 실업수당 신청자 증가는 기업들이 경제 회복을 확신하지 못해 고용을 기피하고 있으며, 결국 소비 위축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더 했다.
특히 이번 수치는 정부의 보조 확대로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4월 중순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대 수준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세퍼드슨은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실업률은 8월의 이례적인 하락세에서 반전,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수입물가는 7월 0.4%에 이어 8월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정적인 분위기로 인해 채권은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달러화는 약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7%에 형성되며 4% 밑으로 떨어졌다. 30년물의 경우 4.82%로 내려갔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0.36센에서 120.09엔으로 120엔선에 간신히 걸쳤다. 유로화는 97.58센트에서 98.18센트로 올랐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의 급락이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장비업체들은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와 맞물려 크게 내려갔다.
우선 US 뱅코프 파이퍼 제프레이는 9월과 10월 주문이 부진하다며,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KLA-텡코르의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했다. 리먼 브러더스도 3분기 주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고 전반적인 회복시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 전망치를 낮추었다.
이 여파로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6.8%, 5% 떨어졌다. 인텔과 KLA-텡코르도 5.2%, 5.3%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5.5% 내려갔다.
또 세계 최대 미디어 업체인 AOL 타임워너는 아메리카 온라인 부문의 경영진 교체속에 5.2% 떨어졌다. 골드만 삭스는 AOL 부문의 부진을 이유로 현금 흐름 전망을 낮춰잡았다.
세계 최대 유닉스 서버 제조업체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유닉스 서버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이 현행 비즈니스 모델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부정적인 코멘트로 4.45% 하락한 3.22달러로 마감, 96년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썬은 매출의 35%를 텔레콤과 금융서비스 분야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 역시 도전을 받고 있어 순익 전망치 추가 하향이 필요할 수 있다고 살로먼은 지적했다.
전날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 소식에 11% 급등했던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전 최고경영자 데니스 코즈로브스키 등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기소된다는 소식에도 0.5% 올랐다.
다우 종목인 맥도날드는 골드만삭스와 CIBC월드마켓의 부정적인 코멘트 속에 4.9% 급락했다. 두 증권사는 맥도날드가 내주 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하면서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이라크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면서 방위산업체주는 강세를 보였다. 록히드 마틴과 노스롭 그룹만은 각각 1.23%, 0.75% 상승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런던의 FTSE 100 지수가 2.9% 떨어지는 등 일제히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