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8000선 붕괴, "급락"

[뉴욕마감]다우 8000선 붕괴, "급락"

정희경 특파원
2002.09.20 05:23

[뉴욕마감] 다우 8000 붕괴, "급락"

"악재에 장사 없다." 뉴욕 주식시장이 줄 잇는 실적 경고, 경제지표 악화, 이라크 전 가능성 등 악재에 눌려 19일(현지시간) 또 다시 하락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8000선 밑으로 밀려 났다. 이는 7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증시는 전날 컴퓨터 서비스 업체 EDS가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다 주택 착공 감소 등 경제지표 마저 기대치를 빗나가자 급락이 예상됐고, 이는 틀림이 없었다. 투자자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개장 직후 160포인트 떨어지며 8000선을 위협했다. 다우 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두 자리 수로 줄였으나 장 마감 1시간을 못 남기고 8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80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결국 230.06포인트 (2.82%) 급락한 7942.39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5.69포인트(2.85%) 하락한 1216.44를 기록, 1200선도 위태롭게 됐다. S&P 500 지수는 26.13포인트(3.01%) 내린 843.32로 장을 마쳤다.

푸르덴셜 증권의 시장 분석가 브라이언 리스코로브스키는 "시장이 매수 보다는 매도하는 게 적절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고백의 시즌이 예상보다 험난한 데다, 이라크 상황은 악화되는 한편 이스라엘의 잇단 자살 폭탄 테러로 중동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매도' 외에는 촉매가 없어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들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을 제외하고는 전 업종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93% 내린 252.46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장중 상승세로 전환하기로 했으나 1.96% 떨어졌고, 선두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1.9% 내렸다.

실적 경고 업체는 투자자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미국 2위의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EDS는 전날 장 마감후 3분기 주당 순이익이 당초 74센트에서 15센트로 줄어들 것이라고 끔찍한 경고를 했다. 증권사들은 순익 전망치를 낮췄고 S&P와 피치 등 신용평가 회사들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 여파로 EDS는 51% 폭락, 시가 총액의 절반이 하룻 새 사라졌다.

또 경쟁업체로 업계 1위인 IBM은 리먼 브러더스가 EDS의 경고를 감안,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6% 하락했다. 유닉스 서버 제조업체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BOA 증권이 단기 촉매가 없다는 이유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8.7% 급락했다.

금융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틀 전 JP모간 체이스가 실적 부진을 경고한 데 이어 이날 모간스탠리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금융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모간스탠리의 주당 순이익은 55센트로, 기대치를 12센트 밑돌았다. 모간스탠리는 9.97% 떨어졌다. JP모간체이스도 2.8% 하락했다.

최대 금융그룹 씨티는 계열 어소시에이츠의 소비자 오도 혐의와 관련해 2억4000만 달러를 물게 됐다는 발표에 4.8% 떨어졌다.

또 헬스케어 업체인 헬스사우스는 최고경영자의 부적절한 주식 매각과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에 26% 폭락했다.

반면 특송업체인 페덱스는 분기 순익이 45% 증가한 데다, 경제 회복이 완만한 가운데 향후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혀 11% 급등했다.

한편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4억9000만주, 나스닥 15억3000주 등이었고,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크게 제쳤다. 특히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 92%에 달해 이날의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입증했다.

경제지표는 부정적이었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9000명 감소했으나 4주 이동 평균치는 4개월래 최고치로 높아졌다. 전 주 신청자가 상향 조정된 여파다. 실업 수당 신청자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노동시장이 계속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인 부동산 경기도 냉각 조짐을 보였다. 8월 주택 착공이 증가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며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 면적 역시 2.5% 줄어들었다. 다만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기업 지수는 8월 -3.1에서 9월 2.3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기대치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며,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은 지역 제조업의 회복세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증시 급락으로 채권은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78%, 30년물의 경우 4.71%로 각각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1.74엔에서 121.44엔으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97.67센트에서 98.46센트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 동결을 공식 발표했으나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0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5센트 오른 29.72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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