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7300선 붕괴, 5년래 최저

[뉴욕마감]다우 7300선 붕괴, 5년래 최저

정희경 특파원
2002.10.1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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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다우 7300선 붕괴, 5년래 최저

[상보] 열 하루동안 폐쇄되며 취약한 미국 경제에 큰 주름살을 남겼던 서부 해안의 항만이 9일(현지시간) 재가동됐지만, 주식시장은 '폐쇄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제너럴 모터스(GM) 등 우량주들이 실적 부진 우려에 시달린 데다, 미국 2위의 투자 은행 JP모간체이스가 신용 등급 강등으로 급락한 게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투자자들은 전날의 '안도 랠리'의 지속을 내심 기대했으나 이날 악재만 쏟아졌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애비 조셉 코언이 다우와 S&P 500 지수의 목표가를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둔화 우려, 순익 전망의 잇단 하향 등으로 매도만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주요 지수는 이에 따라 신저가를 경신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시종 마이너스 권에 머물다 막판 낙폭을 늘린 끝에 215.22포인트(2.87%) 급락한 7288.27을 기록, 일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다우 지수가 73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9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약세로 출발한 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오후 2시 30분을 지나면서 하락쪽으로 방향을 굳혀 15.10포인트(1.34%) 떨어진 1114.11을 기록했다. 이 지수 역시 6년래 최저 수준이다.

S&P 500 지수는 21.79포인트(2.73%) 하락한 776.7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7월 24일의 장중 저점 775.68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S&P 500 지수는 이로써 올들어 32% 하락했고, 이는 연간 하락폭을 기준으로 1937년이후 최대 폭이다. 이 지수는 2000년 3월 최고치 대비 49% 떨어져, 73~74년 침체의 깊이를 넘어섰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8억2200만주, 나스닥 17억1100만 주 등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압도한 가운데 내린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3%, 7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설비, 은행 등이 특히 부진했다. 기술주들은 초반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컴퓨터 부문이 보합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모토로라가 1급락하면서 0.85% 떨어진 214.08을 기록했다.

모토로라는 차이나 모바일과 68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개선을 위해 해외 계열사에서 30억 달러를 조달했다는 소식이 매도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는 이날 '풋옵션'이 평소의 7배 가량 쏟아지면서 14% 급락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1.8%, 3% 각각 올랐다.

골드만 삭스의 투자전략위원장인 코언은 다우와 S&P 500 지수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그는 다우 지수의 12개월 목표가를 1만1300에서 1만800으로, S&P 500 지수의 경우 1300에서 1150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그러나 하향 조정된 목표가는 각각 40% 높은 수준이다.

코언은 목표가 하향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매우 저평가돼 있는 상태이며, 주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익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시계도 밝아지고 있다며, 이중 침체(더블 딥)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경향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12~18개월 동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날 CNBC 출연 계획을 돌연 취소, 너무 낙관적인 견해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GE를 비롯한 우량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GE는 모간스탠리가 단기 경기 흐름이 좋지 못하다며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5.7% 하락했다. GE는 오는 11일 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모간스탠리는 GE의 전략 및 항공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GE캐피털의 투자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실적 부진 경고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JP모간체이스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6.9% 떨어졌다. 무디스는 JP모간체이스의 실적이 경쟁업체에 뒤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낮춰진 등급을 앞서 S&P가 지난 달 하향 조정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다우 종목인 존슨 앤 존슨은 USB 파이퍼 제프레이가 투자 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낮추면서 3.9% 떨어졌고, 제약업체에 부담을 주었다. USB는 존슨 앤 존슨의 주가가 미국 대형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비싸다며, 주가 수준을 문제삼았다. 또 머크도 레이몬드 제임스가 '강력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투자 의견을 하향, 0.8% 떨어졌다. 제약주들은 전날 리먼 브러더스의 투자 의견을 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날의 부진을 이어갔다. 리먼 브러더스는 GM의 내년이후 2006년까지 현금 흐름 전망을 낮춰 잡았다. GM은 7.7% 떨어졌다.포드도 7% 하락했다.

세계 최대 네크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니드햄이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로 높이고, 과매도 인식이 확산되면서 7% 급등했다. 니드햄은 시스코가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급락으로 인해 상승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광 케이블 제조 업체인 코닝은 3분기 실적 목표 달성을 재확인하면서 11% 급등했다. 코닝은 그러나 텔레콤 부문의 부진이 지속돼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비핵심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우 지수에 편입된 SBC커뮤니케이션은 UBS워버그가 올해 순익 전망치를 낮추고, 무선부문의 부진이 예상된다고 지적, 0.6% 떨어졌다. SBC는 전날 올 연간 순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장중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주들에도 수익 전망 하향이 악재였다. BOA증권은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올 3분기 및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수익 역시 극도로 어려운 환경을 이유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린치는 4.4% 떨어졌고, 모간스탠리도 5% 하락했다.

항공주들은 CSFB가 업종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추면서 줄줄이 급락했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은 15% 급락했다.

한편 증시 급락에 따라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571%로, 30년물의 경우 4.659%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엔/달러 환율은 124.32엔에서 123.27엔으로 떨어졌다. 유로화는 97.87센트에서 98.98센트로 상승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자동차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대부분 약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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