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산타 대신 곰" 다우 8300 위협
[상보] "산타 대신 곰이 찾아 왔다." 뉴욕 주식시장이 27일(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산타 랠리가 없으면 곰이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는 월가의 통설을 입증하려는 듯 부진을 이어갔다.
신규주택판매가 예상을 웃돌았으나 이라크와 북한을 중심으로 제기된 지정학적 위기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거래는 매우 한산해 지수의 쏠림 현상을 키웠다. 앞으로 이틀 남은 올해는 3년째 하락이 불가피하며, 내년 1월이 좋지 않을 경우 2003년 역시 상승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울한 분석까지 제기됐다.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등락을 하던 증시는 신규주택 판매 동향이 발표된 직후 일시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방향을 정하고 낙폭을 키워 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오후 3시께 9300선 마저 무너졌다. 이후 낙폭을 줄였으나 128.83포인트 (1.53%)내린 8303.78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3포인트(1.42%) 내린 1348.46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4.24포인트(1.60%) 하락한 875.42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지난 주 주간으로 상승 반전했던 증시는 다시 한주간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2.3%, 다우지수는 2.4%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1.1% 내렸다. 특히 S&P 500 지수는 이달 들어 6.3% 하락하며 지난 10월 16일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다우 지수도 12월 6.3%,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9.2% 급락했다.
상무부는 이날 11월 신규주택판매가 전달보다 5.7% 증가한 106만9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0만건을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 9월에 이어 월간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매우 고무적인 수치이지만 가라 앉은 투자 심리를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파네스톡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앨런 액커만은 기업이나 경제지표의 호재가 나타나더라도 연말랠리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며, 전쟁 기운이 낙관주의를 잠재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정학적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 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국제에너지기구(IAEA)의 사찰 요원을 추방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라크 상황은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 체첸 정부청사에서 발생한 트럭 폭발 사고로 최소한 35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도 테러 위험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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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안감 속에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3년래 최저 수준인 1.04 달러 대로 떨어져 외국인의 미국 시장 유입을 억제했다. 유로화는 지난달 27일 98.76센트까지 떨어진 후 한달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 국채는 안전한 투자처로 부상하며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통상 1월이 부진하면 연간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라크전 가능성이 있는 1월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S&P 500 지수는 1950년 이후 예외없이 1월 하락하는 경우 그 해 침체장을 이어가거나 보합권에서 마무리했다.
업종별로는 생명공학, 인터넷, 텔레콤, 증권 등이 부진한 가운데 전종목이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7% 떨어진 296.49를 기록, 3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 경쟁업체인 AMD는 1.2% 하락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2.2%, 0.7 % 떨어졌고, 마이크로 테크놀로지는 0.9% 내려갔다.
기술주들은 간판주자에 대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긍정적인 평가를 살라지 못했다. 이 신문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즈, 인텔, 델 컴퓨터, 오라클 등이 870억달의 현금을 보유, 재무 여건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8%, 시스코는 0.5% 각각 떨어졌다. 델컴퓨터 역시 1.3% 하락했다. 썬마이크로 시스템즈는 0.4% 올랐으나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은 5.4% 떨어졌다.
투자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상당한 수익원이었던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올해 26% 급감했다는 통계와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2.4%, 경쟁업체인 JP모간체이스는 2.3% 각각 떨어졌다. 모간스탠리와 메릴린치도 3.2%, 3.1% 하락했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3% 떨어졌다. JP모간의 투자은행 부문 회장인 월터 거버트도 "경제 상황이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며 투자은행 사업 환경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업체들은 전날 혼조세를 보였으나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다.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0.9% 내렸다. 월마트는 전날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막판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당초 추산보다 늦고, 작았다며 12월 동일점포 판매 증가율을 3~5%에서 2~3%로 하향했었다.
다우 케미컬과 듀퐁 등 석유 소비가 많은 화학업체들은 유가급등에 의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밖에 코카콜라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펩시코는 1.9% 떨어졌다. 펩시코는 4년 전 "코카콜라가 대형 레스토랑과 극장 등에서 코카콜라 제품만을 팔도록 대형 도매업체에 강요하고 있다"며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었다. 미 항소법원은 이날 '코카콜라의 반독점 혐의가 없다'는 2000년 9월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록히드 마틴은 폴란드 정부로부터 35억달러 규모의 전투기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으로 1.3% 상승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7억5800만주, 나스닥에서 8억320만주가 손바뀌해 거래량은 전날에 이어 극히 부진했다.
앞서 크리스마스 연휴로 이틀 휴장했던 유럽 증시도 잇단 악재로 급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86% 하락한 3829.4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25% 내린 3011.83을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5.36% 급락한 2840.00으로 마감했다. 특히 유럽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FTSE 유로톱 300지수는 2.9% 떨어지면서 2개월 반 만의 최저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