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1400 위협 "실적우려"

[뉴욕마감]나스닥1400 위협 "실적우려"

정희경 특파원
2003.01.09 06:16

[뉴욕마감]나스닥 1400 위협, "실적 우려"

[상보] 경기부양책의 성급한 기대감이 진정되면서 당장의 순익 부진 우려가 뉴욕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증시는 8일(현지시간) 알코아 등의 잇단 실적 부진 발표나 그 경고에 급락했다.

우선 경기 부양책에 대한 접근이 침착해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대담한' 경기 부양책의 통과가 쉽지 않은데다, 반대를 무마하더라도 실제 시행에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된 때문이다. 부양책 혜택이 부유층에 집중돼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거들었다.

전통주와 기술주를 넘나 든 실적 부진 경고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는 순손실을 기록한 후 8000명의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게이트웨이는 매출 부진을 경고했고, 카지노 및 호텔운영업체인 MGM 미라지 역시 경기 둔화를 이유로 4분기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한 후 오후들어 낙폭을 키웠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후 낙폭을 세 자리수로 늘렸다. 다우 지수는 145.28포인트(1.66%) 떨어진 8595.31로 마감하며 8600선이 무너졌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0.48포인트(2.13%) 급락한 1401.09를 기록, 1400선이 위협 받았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99포인트(1.41%) 떨어진 909.94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3대 지수는 다시 이전의 박스권으로 복귀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4억3800만주, 나스닥 14억3600만주 등으로 나스닥의 경우 전날보다 줄었다. 업종별로는 금과 천연가스를 제외하고는 하락했고, 반도체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26% 하락한 322.55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향후 6개월 동안 기업들의 IT 투자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인텔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로 올 하반기부터 IT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셉 오셔도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비싸 보인다며, 수요 회복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은 4.2%, 경쟁업체인 AMD는 6.1%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8.5% 급락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도 4.6% 내렸다.

다우 종목 가운데 4분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한 알코아는 주당 2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 비용을 제외하고는 주당 16센트의 순익을 내, 전문가들이 예상한 25센트에 미치지 못했다. 알코아는 비핵심 부문을 매각하는 등 상당한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며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알코아는 11% 급락했다.

미국 2위의 투자은행인 JP모간 체이스는 UBS워버그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가운데 4% 하락했다. 워버그는 주가가 경기 회복과 시장 여건 개선을 반영,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다우 종목인 SBC커뮤니케이션도 워버그가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축소'로 조정한 가운데 3.9% 떨어졌다. 전날 급등했던 버라이존과 벨사우스 등 통신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게이트웨이는 4분기 매출 목표 달성이 어렵고, 주당 손실도 18~19센트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14센트의 손실을 예상해 왔다. 게이트웨이는 8.2% 급락했다. 이 여파로 델이 1.3%, 애플컴퓨터가 2.4% 떨어지는 등 다른 컴퓨터 업체들도 약세를 보였다. 루슨트 테크놀로지 등 텔레콤 장비업체들도 약세를 보였다. 세계 2위의 이동통신사인 NTT 도코모가 올해 장비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8.9%, 노텔네트웍스는 4.3% 각각 떨어졌다.

또 MGM 미라지는 지속된 경제 부진으로 인해 순익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히면서 2.9% 하락했다. 전날 경쟁업체인 맨덜레이도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12% 떨어졌다. 미라지는 주당 순이익을 전문가들이 예상(43센트)한 수준의 거의 절반인 24~27센트로 제시했다.

이런 실적 부진 경고는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신년 랠리 기대를 꺾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1월 소비자신용이 1조7220억 달러로 22억 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집게됐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신용이 줄어든 것은 9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신용이 11월이 4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밖에 뱅크오브뉴욕은 CSFB의 계열사인 퍼싱을 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이후 4% 하락했다. 뱅크오브뉴욕은 결제기관인 퍼싱 인수로 이 부문 업계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연금 손실이 예상보다 커져 부담금 확대로 인한 실적 부진이 우려되면서 4.3% 하락했다. GM은 9일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연금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CSFB증권은 GM의 연금 펀드에 294억 달러 결손이 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2월 인도분은 배럴당 52센트 떨어진 30.56달러에 거래됐다. 채권은 상승했고,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모두에 약세를 보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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