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단기전 가능성 크지만...

[광화문] 단기전 가능성 크지만...

박형기 기자
2003.03.20 13:23

[광화문] 단기전 가능성 크지만...

그토록 세계경제를 옥죄어온 이라크전이 시작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한 17일 전쟁의 조기종결에 대한 기대감과 불확실성 해소로 세계증시는 일제히 랠리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가다.

이번 전쟁은 단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군의 화력이 오랜 독재와 군부내의 갈등으로 1991년 걸프전 때보다 현격하게 준데 비해 미국의 군사력은 건재하다. 특히 미국은 개전초기 걸프전 때보다 10배 많은 폭탄을 투하키로 했다. 공격개시 전임에도 일부 이라크 병사가 투항하고 있을 정도로 이라크군의 사기도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쟁 이후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뒤 이라크에 친미정권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91년 걸프전 때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군을 몰아내면 그만이었지만 이번에는 바그다드에 진주, 친미정부를 세운 뒤 평화유지 활동을 해야한다. 이라크의 민족성과 종교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983~84년 레바논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미국은 평화유지군으로 레바논에 주둔, 처음에는 환영받았으나 이후 베이루트에서 폭탄 테러를 당하고 결국 철수했다.

더욱 위험스러운 것은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다. 물론 미국은 테러 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격상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제정세는 테러리스트가 활동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여건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유엔의 지지 없이 치러지는, 명분 없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영국과 스페인이 동참하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반전여론으로 정권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최대 우군인 영국의 경우, 각료의 사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절친한 친구이자 외무장관을 지냈던 로빈 쿡 하원 원내총무는 17일 '나는 이라크가 12년 동안 무장해제를 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인내는 고갈됐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점령지역에서 철수하라는 30년이 넘은 유엔결의안 242호를 지키지 않고 있다' 라며 사표를 냈다.

미국은 18일 모두 45개국이 이번 전쟁에 협조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한국이 전투부대가 아닌 공병부대를 파견하는 등 대부분 마지못해 나서고 있다. 결국 지구상에서 미국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 뿐이다.

물이 많으면 물고기는 마음대로 헤엄쳐 다닐 수 있다. 테러리스트가 물고기라면 세계적인 반전여론은 드넓은 저수지다. 알카에다 등 수많은 아랍계 테러 조직들은 테러로 미국을 응징하려 할 것이다. 미국 본토가 힘들면 제3국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할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세계증시는 다시 요동칠 것이고, 미국의 경기회복도 물 건너가게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세계경제는 침체의 구렁텅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이라크전쟁이 빨리 끝나더라도 세계경제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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