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전황에 매달리다 하락
[상보] "이라크는 지금 어디로.." 뉴욕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전쟁 1주일을 맞은 이날 시장의 관심은 전장으로 쏠렸다. 고백의 시즌을 맞아 실적 부진 경고가 잇따르고, 경제지표도 악화됐으나 초점이 전쟁에 맞춰진 탓에 투자자들은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하락 출발한 증시는 오후 테러 경고가 '레드'로 상향된다는 루머로 일시 낙폭을 늘리기도 했으나 국토안보부의 부인에 따라 약보합권으로 복귀, 지루한 '전황' 눈치보기를 계속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82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50.35포인트(0.61%) 하락한 8229.88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등락을 보이다 막판 하락, 3.54포인트(0.25%) 내린 1387.4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4.79포인트(0.55%) 하락한 869.95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부진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는 12억9600만주, 13억9600만주 등이 거래됐다. 거래소에서는 하락 종목 비중이 64%였으나 나스닥의 경우 상승 종목의 비중이 57%로 내린 종목보다 높았다.
전선에선 긴장감이 높아졌으나 눈에 띄는 속보는 전해지지 않았다. 이라크군의 정예 공화국 수비대 일부는 남부의 동맹군을 공격하기 위해 이동했다. 동맹군은 이 대열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군은 앞서 보급선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남부를 장악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바그다드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리는 등 전투가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시장은 전쟁 지연 가능성을 우려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부사령부를 방문, 전쟁 지속 기간을 알 수 없고, 전쟁의 끝은 멀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제력을 잃기 시작한 사담 후세인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며 승전을 다짐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전날 전쟁이 수주간 아닌 수개월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동맹군과 이라크의 신경전은 계속돼 미국이 이라크 병원에서 화학무기 장비가 발견돼 화학 공격을 우려하자, 이라크는 미국의 그런 공격이 우려된다고 맞받았다.
독자들의 PICK!
이런 혼란속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채권은 보합권에 그쳤다. 국제 유가와 금값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66센트 오른 28.63달러를 기록했다. 금 4월 인도분은 온스당 1.80 달러 상승한 330.10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24일의 급락과 25일의 반등을 거쳐 시장이 전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상승 전망도 여전하다. AG에드워즈의 시장분석가인 앨 골드만은 시장이 최근 랠리에서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를 갖고 있다며, 하루 이틀 더 쉰 후 내주부터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에 가려진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는 게 잠재적인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우선 전날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이 상원에서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돼 처리된 후 의회예산국은 효과에 의문을 제기, 배당세 감면이 불투명해졌다.
경제지표 역시 경기 둔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2월 내구재 주문은 1.2% 감소하며 4개월새 3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발표됐다. 방위 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진, 앞서 공급관리자협회(ISM)의 2월 제조업 지수가 50.5로 하락한 것과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2월 신규주택 판매도 8.1% 급감, 2000년 8월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점도 문제다. 실적을 예고한 S&P 500 기업 가운데 부정/긍정의 비율은 2.9로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이 긍정적인 곳 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의 1.7보다 크게 높아졌고, 장기 추세선인 2.5를 웃도는 것이다. 그동안 실적 부진을 예고한 기업 가운데 시어스 등 소매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기업 투자 회복 전에 소비가 경제를 견인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지 못한 신호라고 퍼스트콜의 조사 책임자인 척 힐이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과 금 정유 등이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들은 장중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막판 부진, 반도체 등이 약세를 보였다. 항공주들도 초반 강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6% 하락한 321.21을 기록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가 각각 0.8%, 2/0% 오른 반면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7%, 2.9% 하락했다.
항공주들은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 프랑스의 에어 프랑스 등이 실적 부진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하락했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1.4% 떨어졌다. 전날 실적 부진을 경고했던 델타 항공은 1.9% 올랐으나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은 2.7% 떨어졌다.
시어스 로벅은 소비자 신용카드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발표가 호재로 작용, 13% 급등했다. 이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 제너럴 일렉트릭은 1% 떨어졌다. 하니웰은 UBS워버그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 여파로 1.1% 하락했다. 워버그는 상업용 항공기 등의 주문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순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미 최대 장거리전화업체인 AT&T는 사운드뷰가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으로 종목 분석에 나선 가운데 0.6% 올랐다.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0.3% 떨어졌다.
한편 유럽 증시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31.10포인트(0.83%) 상승한 3793.10을 기록했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8.23포인트(0.29%) 오른 2787.56으로 마감했다. 반면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56.77포인트(2.15%) 내린 2579.33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