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발 맞을때도 됐는데...
두달이 지났으면 손발이 맞을 때도 됐건만 새정부 경제팀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재벌개혁, 경기인식 등 경제현안에 대한 경제팀의 일치된 목소리는 커녕 엇갈린 발언과 이에따른 혼란스런 해석만이 들리기 때문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차는 현 경제팀의 조율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벌개혁의 수장인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4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실효성 제고 방침을 거듭 천명했지만 김진표 부총리는 28일 "현행 제도는 완화된 것인만큼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제도 완화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제주체나 시장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갈팡질팡이다.
부처내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견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이를 간과하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시장은 "현 경제팀을 종잡을 수 없다"고 평가하는데 김진표 부총리는 "이견은 없다"고 되뇌일 뿐이다.
SK㈜ 경영권 논란에 대해 '지배구조 탓', '적대적 M&A 방어 수단 보완'이라는 상반된 평가와 입장을 내놓는 상황에서 "이견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경제팀 호흡 문제는 '이견'보다 '무분별한 발언'과 '조절 능력 부재'에서 나오는 것인데 말이다. 소신인 양 던져지는 발언들은 '조율'과 '호흡'을 무시한 것으로 읽힌다.
"한은이 4%대 전망을 했지만…", "한은이 전망치를 내놓을 때는 유가가 27달러였는데…" 등 김 부총리가 경기 진단때 전제로 하는 발언도 긴밀한 협의 대상인 한은에 대한 냉소로 읽힐 여지가 적잖다.
현 경제팀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벌써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겉으로 드러난 '이견'보다 내적인 '조율'과 '호흡'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총리의 말대로 경제팀 호흡을 위해 산업은행 총재는 사퇴까지 했는데 손발 맞는 경제팀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