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2주새 말바꾼 박승총재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이 30일 나온 후 한국은행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판의 내용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냐"는 것과 "통화정책의 수장이 어떻게 2주도 안돼 정책기조를 바꾸느냐"는 것입니다.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금리인하가 부동산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금리인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경기부양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물론 금리인하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게시판에 글을 안 올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일반인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대해 한국은행은 다시 한 번 통화정책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솔직히 한국은행을 출입하는 기자도 박 총재의 30일 발언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후 실망했습니다. 박 총재의 발언 내용뿐 아니라 발언 시점과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박 총재는 한 언론사 기자를 불러 금리인하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후 박 총재의 발언은 한은 기자실에 풀(전달)됐습니다. 통화정책방향을 수정하는 중요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특정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밝힌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재경부장관이나 정책 당국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몹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금리정책은 한은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지만 이날은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는커녕 부총리의 말에 곧바로 화답했습니다.
박 총재는 2주도 안돼 입장이 바뀌었다는 비판에 대해 "올해 4%대 성장이 불가능하거나 하반기 경제회복이 늦어질 경우 금리정책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이미 지난 17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밝힌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업무보고에서 박 총재가 강조한 것은 "지금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며, 4%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면 부작용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독자들의 PICK!
기자가 한은을 출입하면서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은 얘기는 "통화정책은 향후 6개월~1년후 경기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은의 경기전망과 통화정책을 보면 과연 선제적으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또한 이런 생각도 듭니다."저금리 정책으로 풀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꾼과 경쟁력없는 기업만 수혜를 본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