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빽 없이도 임원되네요"
군대에는 장성이 있지만 기업에는 임원이 바로 '별'입니다. 산업은행에서는 지난주말 인사를 통해 새로 두명이 별을 달았고 이윤우 이사는`별중의 별'인 부총재가 됐습니다. 이윤우 부총재의 기용과 관련, 산은에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그에 대해 흠을 내려 한다거나 시기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결국 될 사람이 됐다는 얘기겠지요.
두명의 신임이사 자리는 한마디로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5~6명이 막판까지 거명됐고 결국 4명이 총재에 의해 제청됐습니다. 물론 제청된 후보자에 순위가 정해져 있었던 것을 보면 1, 2위로 추천됐던 김종배 부장과 나종규 부장의 선임은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막판에 1∼2위 제청자중 한명이 탈락했다는 설이 나도는 등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습니다.
유지창 총재는 취임직후 기자들과 만나 되도록 이른 시일내 인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산은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다면평가에다 재경부의 후보자 검증, 청와대의 스크린 작업 등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때로는 반목과 질시가, 때로는 당사자들에 대한 격려가 쏟아지면서 2주가 지나갔습니다. 한때 결과발표가 지연되자 온갖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급기야 일부 언론에서는 제청권자인 유총재와 임명권자인 김진표 부총리간의 '불협화음설'도 제기됐습니다. 그 와중에서 말은 안했지 당사자들의 심정은 가시방석도 그런 방석이 없었을 것입니다.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산은 안팎의 시각은 대체로 꼭 돼야 할 사람이 됐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부총재 자리는 정치적 외풍에 시달릴 소지가 많은 곳이어서 막판까지 누구도 예측을 불허했던 자리입니다. 그런 부총재 자리지만 대체로 직원들이 되기를 바랐던, 그리고 될것으로 예상했던 인물이 된 것을 보면 유총재와 재경부장관, 청와대의 결정이 산은맨들과 '코드'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두명의 신임 이사도 특별히 내세울만한 '배경'없이 능력과 자질만으로 '별'을 가슴에 단 사람들입니다.
현대상선 대출사건, 실적악화 등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산업은행의 미래에 대해 기자가 밝게 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인데,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에 유총재가 보여준 선택은 바로 '배경 혹은 빽의 힘'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의 소중함'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