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카드사 '올인' 신물나요"

[현장클릭] "카드사 '올인' 신물나요"

박정룡 기자
2003.05.22 13:40

[현장클릭] "카드사 '올인' 신물나요"

“가야 한다고 어쩔 수 없다고 너의 손잡은 채 나는 울고만 있었지 언젠가는 꼭 돌아 올거라고 그땐 우리 서로 웃을 수 있을 거라고..”

얼마전 한 방송에서 유행했던 드라마 ‘올인’의 주제가인데 요즘 가장 인기있는 휴대폰 컬러링이라고 하네요. 웬 유행가 가사냐구요?

 

요즘 이 노래를 어쩔 수 없이 매일 수십번씩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카드사 임직원들입니다. 신용불량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카드사들은 연체 회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예전에는 해당 부서만 연체 회수에 매달렸지만 이제는 연체 관리 요원이 따로 없습니다.

일반 직원 및 부서장은 물론이고 임원들까지 수백명에 이르는 연체자 명단을 할당받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카드사로서는 연체를 회수하느냐 못하느냐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거죠.

 

재미있는 것은 연체자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면 10명중 5~6명은 휴대폰 컬러링이 ‘올인’주제가라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이 노래만 들으면 카드사 사람들은 힘이 빠지고 기분이 상한다고 합니다. 올인 주제가가 "나 올인해서 갚을 능력 없으니까 알아서 하라"는식으로 들리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사 직원들로서는 연체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올인 주제가가 나오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는 거죠. 드라마 주제가가 연체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이 되니까요.

 

카드사에서 연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길을 가다가 옆 사람 휴대폰에서 올인 주제가만 흘러 나와도 저 사람도 혹시 연체자가 아닌가 해서 다시 보게 된다고 우스개 아닌 우스갯 소리를 털어 놓았습니다.

 

신용불량자수가 300만을 넘어서면서 경제활동인구 8명중 1명은 신용불량자로 나타나 나라 전체가 `신용불량자 공화국'이 돼 버린 게 요즘 상황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인기 드라마의 주제가 조차 어떤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빨리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되어 카드사 직원들도 올인 주제가를 들으면 가슴 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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