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이성을 찾으라고요?"
채권단의 SK글로벌 청산 추진 결정에 대해 SK그룹은 "채권단은 이성을 찾아라"고 했습니다. 또 "채권단이 단순한 '뱅커(Banker)'가 아니길 바라며 은행장급과 같은 의사결정권자들은 법정관리를 주장하는 일부 실무자들과 의견이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채권단의 청산 추진 결정은 '이성을 잃은 판단'이고 특히SK글로벌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일부 실무자'들은 이성을 잃은 당사자들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채권단의 판단이 이성을 잃은 것인지 상업적인 마인드에 따른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상업적 마인드가 강한 은행입니다. 김승유 행장 또한 상업적 마인드로 똘똘 뭉쳐진 사람입니다. 그야말로 장사꾼이지요.
실제로 SK글로벌 사태 초기 대책팀을 이끌었던 한 임원은 김 행장으로부터 상업적 마인드가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대책팀에서 물러났습니다. 김 행장은 "SK글로벌을 회생시키다가 하나은행에 손실이 생긴다면 메워줄 사람이 있느냐"며 대책팀에 '채권회수 극대화'를 원칙으로 삼도록 주문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채권단이 'SK글로벌의 청산 추진'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지극히 상업적인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청산추진이 '엄포용'이라면 SK그룹의 손실분담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상업적인 판단'이며, 실제 청산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라면 채권의 70%를 날려도 살 수 있다는 '상업적인 판단'에 따른 것일 겁니다.
따라서 이성을 찾아야 할 당사자는 채권단이 아니라 SK그룹입니다. SK는 주주가치를 지키기 위해 과도한 손실부담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도 주주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SK의 '주주가치 사수'라는 주장은 우리 사회에 '진리'처럼 자리잡은 '주주 우선 이데올로기'에 호소하고 있을 뿐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힘의 관계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주주의 이익이 채권자의 이익에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입니다. 회사가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것은 채권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채권단이 SK글로벌을 실제로 청산하면 채권은행들은 SK(주)를 비롯한 SK 계열사들에 대한 여신관리를 강화할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것이 감정적이든 아니면 리스크관리 차원이든 말입니다. 이럴 경우 주주이익 보호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