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울음 바다된 농성장
국민은행으로 흡수합병이 결정된 지난달 30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흡수합병 반대투쟁을 벌이던 국민카드 직원들은 김길영 노조위원장이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흡수합병 결정이 났다고 발표하는 순간 모두들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국민카드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만감이 교차하면서 설움이 복받쳤을 겁니다.
합병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언론보도가 끊임없이 나왔지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회사 사무실에 신문지 등을 깔고 새우잠을 자면서 흡수합병을 막기위해 갖은 노력을 했으나 그 순간 이제 끝났구나 하는 절망감이 몰려왔을 테니까요.
국민카드는 지난 1987년 9월25일 국민은행에서 자회사로 떨어져 나와 전업계 카드사 1호로 16년동안 카드업계를 선도해 왔습니다. '퍼스트 국민카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동안 국민카드가 서민들의 일상 생활에 미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후불식 교통카드를 개발해 국민들의 교통이용 편의를 도모한 것입니다.
국민카드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삼성과 LG카드에 1위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무리한 영업을 하지않고 페이스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뒤늦게 무리하게 마케팅 경쟁에 가세한 것이 부실을 초래해 결국 지금과 같은 뼈아픈 구조조정으로 은행에 흡수합병되는 아픔을 겪게 됐습니다. 국민카드의 합병으로 그동안 제기되던 카드사들의 유동성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민카드의 희생을 발판으로 다른 카드사들은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 것입니다.
국민은행은 흡수합병되는 국민카드 직원들의 마음을 고려한 때문인지 카드사업부문 운영에 있어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인력 구조조정도 국민카드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의 내용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업본부가 아닌 '사업부문'으로 카드사업을 운영하고 카드사업부문 대표도 조봉환 현 국민카드 사장이 맡도록 했습니다.
합병의 성공은 국민은행이 얼마만큼 국민카드를 온몸으로 끌어안느냐에 달려있는데 국민은행이 그나마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카드 직원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방에서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