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만기 후폭풍" 유의

[내일의전략]"만기 후폭풍" 유의

문병선 기자
2003.06.12 17:26

[내일의전략]"만기 후폭풍" 유의

1999년 이후 17차례 있었던 선물/옵션 만기일을 분석한 결과 종합주가지수는 모두 만기일 이전 상승하다 만기일 이후에는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굿모닝신한증권 서준혁 과장). 만기일에 유입된 비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 가운데 선물과 연계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순히 현물 주식만을 사고 파는 거래)는 만기일 다음날부터 빠른 이익 실현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미국 증시 움직임과 이에 따른 외인의 순매수 지속 여부, 그리고 개인의 매수세 동참 여부 등이고 선순환 추세가 확대될 경우 이익 실현 물량을 받아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소간의 지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만기일 이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차익거래의 매도 돌변 여부다. 12일 증시에서 동시호가 진입전 차익거래매도와 비차익매수는 각각 1192억원, 375억원이었으나 동시호가에서 각각 6642억원, 4982억원으로 늘었다. 차익거래매도는 예상됐지만 비차익매수 물량이 4600억원 가량 일시적으로 급증할 것은 의외였다. 서 과장은 "과거 통계로 볼 때 만기에 유입된 비차익매수 물량은 투신권의 일시적인 헤지 물량이었다"며 "만일 지수가 주춤해 질 경우 언제든지 프로그램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충격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동원증권 연구원은 "트리플위칭 데이가 조용하게 넘어간 때일수록 뒤끝이 매끄럽지 못했던 경험이 많았다"며 "무거운 짐(9월물로 이월된 매수차익거래 잔고)을 오래 매고 있을수록 시장은 지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후폭풍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는 쉼 없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모양새가 좋고 매물벽이 거의 없어 700선까지 무난하게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모두가 좋다고 할 때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는 조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만기일 이후 시장의 모습이며 이 중 미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낙관 비율이 하락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 투자자들의 낙관 비율은 여전히 50%를 상회하고 있으나 2001년 9월11일 테러 사태 이후 비율(60% 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6월에는 오히려 이 비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의 실적 경고, 프레디맥 스캔들, 5월 중 미국 기업들의 내부자 매도가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보도 등을 감안하면 낙관 비율의 추가 하락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마녀, 외인에 "무릎"

트리플위칭 데이로 주목받은 12일 종합주가지수는 6.66포인트(1.02%) 오른 657.95을 기록, 이틀째 상승했다. 세마녀의 심술은 외인 매수세에 눌렸다. 지수는 오전동안 650선에서 제한적인 상승흐름을 이어나가다 오후 들어 오름폭이 660선까지 확대됐으나,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프로그램 매물로 오름폭은 3포인트 가량 축소하며 마감했다. 1조3097억원까지 불었던 매수차익거래잔고의 부담에 비하면 충격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 마녀의 심술'이 나타나지 못했던 데는 차익거래에서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졌음에도 불구, 비차익거래에서 이에 상응하는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전체 매매는 109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으며,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순매도 규모가 400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은 72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프로그램 매도를 받아냈다. 외국인의 '사자' 행진은 11거래일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만기일 영향은 소폭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동시호가 이전과 큰 변동없이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1.88% 상승하다 동시호가에서 오름폭이 소폭 축소돼 1.45% 오르며 마감했다. SKT와국민은행이 2%대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LG카드도 6%가량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97포인트(2.01%) 상승한 49.26을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에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외국인은 368억원 어치를 샀다. 인터넷주에 대부분(340억원) 집중됐다. 교보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코스닥은 외국인이 주도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이 인터넷주들을 고점에서 받아내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들의 이같은 매매가 계속 될 경우 인터넷 중심의 코스닥 장기상승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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