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비관론자의 전향"
낙관론으로 전향하는 비관론자들이 늘고 있다. UBS워버그 증권 애널리스트인 신 데보는 지난 11일자 '아시아·태평양 기술주 전략' 보고서에서 현재 105선에 위치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태 IT 업종지수'가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추가로 상승, 13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내놓기 불과 5일전인 지난 6일까지도 "아시아 기술주의 랠리는 안정성을 확신할 수 없고 기술 기업들의 올해 전체 실적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곧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끈을 놓지 않았던 비관론자였다.
그는 11일자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의 주장이 지나치게 부정적이었음을 시인한다"며 "5~6월의 부정적인 지표와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했으며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지표보다 중장기적인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낙관론으로 전향하는 비관론자는 UBS워버그의 데보 애널리스트 뿐 아니다. '다우이론(다우지수와 다우교통지수 둘 중에 하나가 고점을 상향 돌파하고 얼마 뒤 다른 하나가 고점을 탈환하면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논리)'이라는 투자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리처드 러셀이라는 전략가는 최근 다우지수가 11개월래 최고치를 친 것을 올 1월 다우교통지수의 고점 탈환을 확증하는 것으로, 상승 모멘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종전의 비관에서 신중한 낙관으로 전향(12일 머니투데이 '권성희의 월가시각' 참조)했다.
다만 러셀은 현재 랠리 역시 침체장 단명 랠리라고 장기 비관론은 고수했다. 그는 강세장이 지난해 10월이나 올 3월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고 배당수익률은 낮은 상태에서 시작된 적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체장이 완전히 끝나기 위해서는 다우지수가 3000(현재 9196)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술 더 떠 낙관론자의 '초낙관주의'로의 변신도 눈에 띈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아드리안 모와트는 지난 달 9일 '아·태 전략' 보고서에서 "사스 충격으로 일부 기업의 주가가 미 기술주에 비해 덜 올랐다"며 "아시아 기술주를 사라"고 권고했다. 그러던 그는 이달 9일 "채권시장에서 증시로 자금이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다"며 "증시에 더 오래 머물러 승차감을 즐기라"고 말한다.
증시 격언에 "주식시세는 비관 속에서 태어나고 회의 속에서 자라며 낙관과 함께 성숙하면서 행복과 같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 증시가 어디쯤 와 있는 지 궁금해 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이들 비관론자의 전향을 통해 위치를 한번쯤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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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 맞서지 말라"
낙관론이 늘고 있는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외인의 12거래일째 '사자' 행진에 힘입어 660선에 안착했다. 종합주가지수는 7.29포인트(1.11%) 오른 665.24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2065억원을 순매수, 올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를 '플러스'로 돌려놓았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외국인 누적매매는 1514억원 순매도였으나 이날 2065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누적 규모가 551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142억원 매도우위였다. 개인은 '팔자'를 지속, 4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 역시 1519억원 순매도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1억주 가량 줄어든 5억주 가량을 기록, 다소 부진했으며 거래대금은 2조7000억원대로 전날보다 소폭 줄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SK텔레콤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최태원 회장 실형 선고 소식이 나왔으나, 오히려 주가는 장중 8%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가 장 막판 오름폭이 다소 둔화돼 5.6% 상승으로 마감했다. 포스코 삼성전기가 4%씩 상승했고 하이닉스는 상한가였다.
코스닥 지수도 외인 매수에 힘입어 전거래일보다 0.49포인트(0.99%) 상승한 49.75로 마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억9826만주, 1조9617억원으로 6월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외인은 벤처, 기타서비스, 제조, 인터넷 등 전업종 고른 매수를 보인 끝에 337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4일 연속 순매수하며 7거래일 동안 112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6일연속 '팔자'에 나섰다. 243억원 순매도로 7거래일동안 1153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투자자들은 6일만에 순매도하며 71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 끝에 기계장비, IT부품,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타서비스 등이 2%이상 상승한 반면 운송장비가 2%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군들도 견조한 상승을 보였다. 상한가에 진입한 탑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유일전자, CJ엔터 등이 5%넘게 올랐고 강원랜드, 안철수연구소, LG마이크론, 한빛소프트, 파인디앤씨, 휴맥스, 백산OPC, KH바텍, 하나로통신, LG홈쇼핑 등이 각각 2~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