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펀더멘털을 잊어라"

[내일의 전략]"펀더멘털을 잊어라"

문병선 기자
2003.10.02 17:36

[내일의 전략]"펀더멘털을 잊어라"

펀드매니저의 성향은 크게 '톱 다운(Top down)'과 '바텀 업(Bottom up)' 등 두가지로 나뉜다. '톱 다운' 성향의 매니저는 거시 경제와 산업의 '펀더멘털'을 중요시 하고, '바텀 업' 성향 매니저는 개별 기업 분석이 매매의 기준이다.

주식 시황에서도 경기회복 기대감을 업고 상승한 지난 3~8월의 랠리를 '톱 다운' 형태라 한다면 환율 및 유가 쇼크를 맞고 '경기 후퇴' 우려에 크게 흔들린 뒤 실적 호전 기업을 중심으로 반등을 꾀하고 있는 최근 장세는 '바텀 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텀 업' 접근법이 유행할 때면 제조업 동향 등 굵직한 경제 지표엔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진다는 점이다. 너도나도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기업을 찾는 데 시간을 쏟고 증시는 '어닝시즌'에 들어서게 된다.

#"어닝시즌에 대비를"

3분기 영업 현황을 공개하는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7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야후, 인텔 등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미국 기업들이 앞으로 약 3~4주 동안 3분기 실적을 고백한다.

김우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상승해 온 미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기업들이 앞서 밝힌 이익 전망치를 충족시키는 지 여부"라며 "이에 따라 10월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1분기 11.7%, 2분기 9.6%이다. 이는 당초 전망치인 11.7%와 7.0%를 상회하는 것이다. 3분기 이익 증가율은 17%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실적 경고 비율은 1분기 2.4~3.4%, 2분기 2.1~2.4%, 3분기 2.1~2.5% 등으로 경기 기업 수가 높지않은 상황"이라며 "3분기 이익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반등이 예상되나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움직임일 뿐, 강세장으로의 반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듯하다"며 "10월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분기실적 발표"라고 말했다.

#"낙폭 과대주에 관심 여전"

2일 증시는 새벽 마감한 뉴욕 증시 상승 영향으로 사흘째 올랐다. 종합주가지수는 10.95포인트(1.55%) 오른 715.2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73포인트(1.62%) 상승한 45.92이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주간 2.56%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주간 1.82% 상승했다.

낙폭과대 종목이 두각을 보였다. 삼보컴퓨터(1.12%), 제일모직(2.73%), 풀무원(1.28%), 동양기전(9.06%), 대원강업(4.76%), 현대차(2.98%), 한국제지(3.31%), 대덕GDS(2.93%) 등이 상승했다.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전자(2.13%), POSCO(3.80%) 등 급조정을 받은 종목의 오름폭이 컸다.

그러나 단기 낙폭 과대주로 부각되며 하루전 급등했던 대우조선해양(보합)과 신세계(1.16%)는 차익실현 매물에 눌리며 오름폭이 미미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부실 기업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인들의 시장 참여가 적극성을 띄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개별주보다 실적 호전 대비 낙폭 과대주를 대안으로 삼는 시장 움직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730까지는 문제없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개인이 차익실현에 나섰으나 반등의 힘은 남아 있는 듯하다. 730선까지는 여유가 있다. 현재 20일선(737)이 다음주 초반 730대로 내려오게 되는 데 이 선은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단기 흐름은 어닝 시즌 결과에 달려 있다. 2분기처럼 어닝 서프라이즈는 힘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다음 주는 기술적 반등과 탐색 과정이 나타나고 확실한 방향은 그 다음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반등을 노리거나 3분기 실적호전 및 배당주를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시장의 방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3분기 실적 호전주 및 배당주를 노리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홍성태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 부장은 "방향이 완전히 상승전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바닥을 확인한 것 같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외인의 순매수도 긍정적이다. 특히 3~4분기 기업들의 실적은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와 기간조정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홍 부장은 "수급 부문은 프로그램 매수 차익 잔고가 높은 수준이 아니고 외국인들이 사고 있어 우려가 없다"며 "9월보다는 수급 상황이 호전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3~4분기 실적은 우리나라나 미국 모두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실적이 증시에 큰 교란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만 웃돌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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