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韓-대만 차별화
국내 투자자와 외인 사이에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인은 '사자'를 계속하고 개인과 기관은 '팔자'로 맞서고 있다. 프로그램도 매도 우위다.
14일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 하락과 연중최고치 경신에 따른 부담감으로 약보합 출발했으나 외인들의 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강보합 반전하기도 했다. 내국인과 외인들의 매도와 매수가 맞서며 지수는 보합권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초반 지수가 800 밑으로 떨어져 조정을 받을 때 매수세에 나섰던 개인은 2일째 매도로 맞서고 있고 기관은 9거래일째 매도 공세다. 주초반 개인들의 매수가 이어질 때 개인들의 복귀가 기대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저가 매수-800 위에선 차익 실현'의 패턴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외인들은 전날 은행주 사냥에 나서 전기전자(IT) 업종에서 은행주로의 매기 확산을 시사했지만 이날은 은행주 매수 규모가 미미한 편이다. 대부분의 업종을 골고루 사고 있는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 매수 규모가 가장 크다. 특이한 점은 증권주 쇼핑에 나서고 있다는 점. 지수가 세번째로 800을 넘어서 연중최고치를 경신한데 따라 증권주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외인, 한국과 대만 차별화
전날 지수의 연중최고 경신이나 이날 지수 강세 견인이 전적으로 외인의 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인들의 매매 패턴은 최고의 관심거리다. 특히 외인들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 함께 가장 많이 매수해온 대만에 대해 최근 매수 규모를 약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전날 외인은 거래소시장에서 2942억원 순매수한 반면 대만에서는 202억원(원화 환산)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날만의 현상이 아니라 11월들어 지속되고 있는 특징이다. 지난주 외국인은 대만에서 2587억원 순매수, 순매수규모가 거래소시장의 1/3에 그쳤고 이번주에는 전날까지 4일간 대만시장에서 137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반면 거래소시장에서는 이번주들어 전날까지 4일간 5692억원 순매수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대만에 대한 외인의 이러한 차별화가 IT 의존도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에서 통신업을 포함한 IT 비중은 38.7%로 대만의 55.8%에 비해 낮다. 즉, IT 이외에 선택의 폭이 대만보다는 한국이 넓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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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3월부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대만에서는 TSMC 등 대표 기술주를 중심으로 IT 종목을 대대적으로 매수해오다 주가가 상당폭 오르자 10월들어서는 IT 이외 종목, 즉 은행 중심의 금융주, 조선주, 해운주 등으로 매기를 확산해왔다. 결국 시총에서 TSMC 비중이 80%를 넘는 대만보다는 삼성전자 비중이 26% 가량인 한국에서 종목 선택의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국내 수출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난 IT주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주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대한 순환매 역시 주목해야할 사항이다.
금리 상승시 유망 전략-종목
아울러 최근의 금리 상승 현상과 관련해 증시 영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삼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년간 국내 증시를 보면 금리는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지표가 됐다"며 "1999년 중반과 2001년 하반기, 2002년 상반기를 보면 금리와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우라가미 구니오는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이란 책에서 경기가 침체되고 있어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할 때 주가가 오르는 시기를 금융장세,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도 오르고 주가도 동반 상승하는 시기를 실적장세로 구분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최근의 금리 상승은 최근의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니오는 이 책에서 금융장세에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가, 실적장세에서는 우량기업보다는 2, 3류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신 애널리스트도 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른 시기를 분석해본 결과 주가-금리 동반 상승기에는 IT 수익률이 가장 높고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의 순으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 성장 전망이 강화되면서 금리가 오를 때는 경기 민감 가치주가 유망하다며 금융주, 화학주, 철강주, 자동차주를 추천했다. IT주는 저금리 상황에서 경기 성장 전망도 서서히 개선될 때, 즉 올해 현재까지와 같은 상황에서 유망하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경기 민감 성장주가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내는데 IT주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성장주라는 지적이다.
올들어 현재까지의 움직임은 IT주가 계속해서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다 최근들어 금융주가 반등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외인들의 최근 매수세는 내수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관심 종목 확산이라는 점과 올들어 내내 철저한 종목 플레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거시적인 경제 분석에서 출발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니라 개별 종목별로 접근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여전히 더 유효한 전략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