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10.29대책 성공 속단 이르다

[광화문]10.29대책 성공 속단 이르다

박성태 편집국 총괄부국장
2003.11.23 19:32

[광화문]10.29대책 성공 속단 이르다

그렇게도 잡히지 않던 집값이 정부의 10.29대책 한방으로 급전직하 하고 있다. 한달전만해도 급등세를 보이던 집값이 급매물 홍수속에 가격이 급락하자 정부는 10.29대책이 대단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정책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종찬 건교부 장관과 김광림 재경부 차관 등 부동산대책 주요 실무 책임자들은 "강남 집값을 더 떨어뜨려 앞으로 `강남불패`, `부동산불패`라는 말이 통하지 않게 만들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국세청 모 사무관은 "강남 집값 떨어진다는 소식에 보람을 느낀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하기야 집값 앙등의 진원지였던 강남아파트 대부분이 수억원씩 떨어졌다는 뉴스는 정부가 "대책이 약발을 받았다"고 흥분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집값 급락의 원인이 이번 대책에 무슨 대단한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일부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한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정부관계자들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솔직히 10.29대책은 지난 1989년이후 정부가 발표해 온 무수한 부동산 대책 내용들을 다시 리바이벌 한 것에 불과하다. 다만, 10.29대책 발표를 전후해 여론에 떠밀려 합리적 근거도 없이 향후 시행여부도 불투명한 주택거래신고제, 보유세 중과 등을 대책에 추가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투기세력들이 급매물을 쏟아내었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인 공급대책 없이 수요만 억누르는 대책으로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지난 13일 신문 기고를 통해 "과거 30년 동안 부동산시장에서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과 처방이 반복되었다"며 "수요조절쪽에 무게가 실리고 공급대책이 빠져있는 부동산 정책은 반쪽"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방한한 미국 주택금융회사 패니매(FannieMae)의 프랭클린 레인스 부사장도 "한국같이 국토가 좁은 나라는 세제와 금융만으로 집값 상승세를 못잡는다"고 강조했다.

정부관계자들은 지난 21일 전후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1가구 다주택 보유자가 내놓은 재건축 또는 일부 소형 평형아파트의 급매물이 소화되는 등 집값이 바닥이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국민들의 부동산에 대한 의식구조가 정부의 인식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다.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설문조사결과 4501명의 응답자 중 `부동산대책에도 불구, 투자처는 부동산`이라고 답한 사람이 90%에 달했다. 이같은 설문 결과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겉으로는 부동산 투자를 경원시하지만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부동산투자에 달려들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10.29 대책의 약발을 과신하면 안된다. 겉으로 드러난 효과에 안심하지 말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부동산대책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경제체제아래서 무슨 이따위식의 부동산정책이 있느냐"는 투기꾼이 아닌 순수 강남주민들의 원성도 해소하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도 실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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