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시장 적시성 실현이 관건
제조업의 위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글로벌 경쟁시대가 도래한 현재 국내 제조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는 `우수한 제품을 얼마나 빨리 시장에 출시하느냐'이다. 과거와 같이 좋은 제품을 대규모의 원가 경쟁으로 빨리 확산하는 모델보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우수한 제품을 시장에 얼마나 빨리 선보이는가가 바로 제조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척도가 된지 오래이다.
따라서 제품 개발기간을 단축시켜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실현하는 것이 제조업체들의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제품개발 프로세스에 해당하는 제품기획, 디자인 및 설계, 구매, 생산, 사후지원 등 모든 부서를 포함해 나날이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아웃소싱 업체들까지 상호 각 부문간의 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만이 제조업체가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PLM 시스템은 기존의 제품 개발 시스템을 웹 기반으로 바꿔 정보의 흐름과 설계 효율화, 개발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도입 붐에 이어 제조업계에 새 패러다임으로 제품수명주기관리시스템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 국내 제조업은 노동 집약적인 전통산업부터 고도 기술을 요구하는 첨단산업까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는 데다 생산시설의 급속한 해외이전으로 인한 제조업 공동화 등으로 그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정부에 제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거처럼 일방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고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계 소비자들의 다양하고 급속도로 변화하는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 개발과 더불어 수시로 변화하면서도 개성을 중시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걸맞은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LCD 전문제조 기업인 LG필립스LCD는 `파이오니어 PLM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 일등주의를 실현해가고 있으며, 제품의 지식 축적 및 제품개발 능력배가, 보다 빠른 제품개발 환경구축으로 앞서가고 있다. 올초 보잉, EMC, 도요타 등 해외 선진 자동차업체 수준의 PLM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삼성전자도 남보다 한발 앞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PLM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30% 이상의 제조기술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넷과 네트워크 기술의 확산과 글로벌 아웃소싱 및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최근 제조산업의 환경에서 협업과 혁신적 제품의 빠른 출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PLM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휴대폰, 가전, LCD 등 IT 분야의 국내 대기업들 뿐 아니라 다른 제조업계와 중소기업들도 PLM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내 기업들이 급변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해 국내 시장은 물론 경쟁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세계 시장을 선점해 위상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