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천수답 장세

[오늘의 포인트]천수답 장세

권성희 기자
2003.12.04 11:52

[오늘의 포인트]천수답 장세

증시가 전고점을 앞두고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거래소시장은 미국발 모멘텀 약화와 외인 순매도 전환, 다음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부담감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는 전날까지 4일간 오름세를 이어왔지만 사실상 전날까지 2일간은 강보합 수준의 약한 강세였다. 장 중 전고점을 뚫다가 하락세로 반전하기도 하는 등 일중 변동폭도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반적으로 증시는 11월초부터 계속해온 800선 안착 과정을 겪으면서 전고점 상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털상으로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계속하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산업은행이 내년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회복의 시그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 다우 1만선, 나스닥 2000선을 앞두고 주춤거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국내 펀더멘털 호재는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단기적 수급 불안까지 겹쳐 상승 탄력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향방은 미국과 아시아 등 해외 변수에 따라 움직일 공산이 높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해외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공고해지면서 전고점 회복의 모멘텀은 해외에서나 찾을 수밖에 없는 천수답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단 최근 증시를 답보상태로 몰고 있는, 단기적으로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다음주 목요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전일 기준 1조8000억원대에 육박했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는 이 매수차익거래 잔고 물량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2월 만기일에 통상 매수차익거래 잔고 중 30~40%가 청산됐다"며 "이는 5400억원 이상이 청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후반으로 갈수록 만기일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분위기상 다시 한번 전고점 탈환 시도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차익거래 잔고와 관련한 수급 상황 해소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전고점 위에서의 안착보다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의 경우 "올 4월 이후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80% 구간이었는데 현재는 74%로 거의 경험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트리플위칭데이 때까지는 청산 부담이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청산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인 우려가 실제보다 훨씬 더 큰 경향이 있으며 타격도 하루 이틀간의 단기간에 그친다는 사실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

이 때문에 대우증권의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의 호재에 따라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 연말까지 820~830 수준에서 안착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펀더멘털 개선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국내에서의 주식 수요가 연말까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동헌 SK투신운용 본부장은 "지난해 연말에 지수가 3일만에 80포인트 정도 급락한 기억이 있어 기관들이 연말까지는 헤지와 이익실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올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놓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과감하게 베팅을 할 이유도 없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수가 다시 800선을 넘어서면서 개인들의 환매 요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수급 요인이 연말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장 본부장은 "절대적인 환매 규모는 10월~11월보다는 줄었지만 지수가 800선 위로 올라가니 다시 환매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새로 투자하려는 신규자금도 조금씩 들어오는 상황이나 아직까지 국내 자금동향의 기조를 바꿀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

다만 외인의 매매 동향은 연말 보너스를 받을 경우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매수 우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인 매수가 지수를 떠받치는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국내 증시의 움직임이 더욱 해외 의존적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즉, 미국 증시가 오르면 외인 매수가 늘어나서 오르고 떨어지면 외인 매수 규모가 줄거나 매도 우위 양상이 나타나면서 떨어지는 동조화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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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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