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낙폭 큰 우량주에 주목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을 확률이 높다. 증시에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해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면 계속 그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2월 첫 거래가 이루어진 2일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예상과 달리 상승했다. 외국인 매도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6.39포인트(0.75%) 오른 854.89에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3.06포인트(0.69%) 상승한 444.51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364개로 하락종목(380개)을 밑돌아 체감지수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주식시장은 심리와 돈의 힘에 의해 좌우된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월중에 870선까지 올랐던 것은 외국인이 1월중에 4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한 힘으로 투자심리가 안정된 덕이다. 이날 주가가 오른 것도 외국인이 3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때문이다.
한손으로는 박수소리가 나지 않는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말이 있다. 박수소리가 나려면 두 손이 함께 맞닥뜨려야 한다는 말이다. 옆에서 박수도 치고 추임새도 넣고 해야 흥이 난다는 뜻이다.
요즘 한국 증시는 고장난명이란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한국 기관과 개인은 주식을 내다팔기 바쁘다. 돈의 힘이 전적으로 외국인에게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 한국 증시의 한계다. 게다가 외국인이 언제 주식을 내다팔지 몰라 기관이나 개인들이 주식 사기를 ‘두려워’하고 오히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내다파는 것은 고민거리다.
개인들이 주식을 사지 않는 것은 증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본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989년 1000을 넘어선 뒤 15년 동안 500~1000 사이에서 오르내리면서 주식투자로 돈 번 사람보다 잃은 사람이 훨씬 많고 대우채?(LG)카드채 문제 등으로 원본마저 깨먹은 사람이 많다”며 “종합주가가 1000을 뚫고 1100이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야 개인들이 주식을 사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과 개인)이 주식을 사지 못하는 것은 한국 경기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이다. 기관과 개인은 내수경기 침체를 중시해 주가상승이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외국인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한국의 수출증가와 세계의 투자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몰려들고 있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2개월 사이 10배 오른 종목도
외국인이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가운데서도 ‘시장의 질(질)’이 변하고 있는 조짐은 몇 가지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산업종 주식이다.오양수산은 이날 상한가를 나타내며 1만2350원에 마감됐다. 최근 15일(거래일기준)만에 5.5배 올랐으며 작년 11월21일 이후에는 정확히 10배 급등했다.대림수산동원수산한성기업사조산업등도 올들어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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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투자신탁운용 이채원 투자자문실장은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으로 수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개인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큰 시세를 내고 있다”며 “외국인에 의한 수출대형주 장세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계기만 주어지면 투자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실적부진에 허덕이다 급격히 개선되는 ‘턴어라운드 주식’도 큰 시세를 내고 있다. 올 들어 거의 10배 가량 급등했다가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대한해운이 대표적이다.
다만 한번 크게 시세가 난 종목을 뒤따라 추격매수할 때는 차익매물이 쏟아져 상투를 잡을 위험이 높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종목을 뒤쫓기 보다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종목의 앞서 발견해 길목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검증된 종목 가운데 많이 떨어진 종목에 주목
현재 증시의 화두는 ‘차별화’다. 매수 주체가 외국인 이상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개인들이 ‘수산주’와 ‘턴 어라운드주’ 같은 틈새 시장을 발굴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인에 의한 시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외국인을 따라 하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이다. ‘잘 베끼는 것도 성공 투자전략’이라는 증시격언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은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된 종목 가운데 최근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에서도 점차 상위 3위 이내 기업만 살아남는 자본주의 법칙이 확산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메리츠투자자문 박종규 사장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가 상승추세는 살아 있다”며 “고점에서 10~20% 떨어진 업종대표주를 겨냥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롯데칠성롯데삼강태평양등은 신고가를 나타낸 뒤 한동안 조정을 보였지만 재차 급등하는 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삼강은 7만8000원까지 떨어졌다가 11만원대로 올라섰고, 태평양도 7만9000원까지 하락했따가 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이런 종목들은 외국인의 보유비율이 높다는 것이 커다란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외국인들이 당장 대량으로 내다팔 가능성은 없지만 원/달러환율일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환차익 폭이 줄어들고, 한국 수출기업의 수출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때는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 외국인을 따라하되 매도기미가 있으면 미련없이 내다파는 결단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