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실패한 소외주반란..외인 경계령

[내일의 전략]실패한 소외주반란..외인 경계령

홍찬선 기자
2004.02.05 19:01

[내일의 전략]실패한 소외주반란..외인 경계령

겉은 화려한데 실속은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것처럼 지수는 올랐지만 돈 번 사람은 찾기 어렵고 손해 본 투자자가 많았다. 하락종목이 거래소 384개, 코스닥 496개로 오른 종목(거래소 366개, 코스닥 324개)보다 많았다.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종목도 거래소에서 23개, 코스닥에서 29개나 됐다. 한 마디로 그림의 떡이며 그들만의 천국이었다.

‘올해는 기필코 주식투자로 돈 벌겠다’는 소망과 다짐을 껴안은 정월 대보름달이 떠오른 5일, 증시는 싸늘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42포인트(0.65) 오른 840.92로 마감돼 84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장마감 무렵 외국인이 주가지수선물을 사들여 선물가격을 높이고 프로그램매수를 유발해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어서 지수상승의 의미는 그다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무섭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1810억원, 코스닥에서 7억원어치 순매도해 시장 분위기를 썰렁하게 했다. 외국인 매도가 몰린현대자동차삼성전기신한지주삼성화재엔씨소프트한국전기초자코리안리롯데삼강등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코스닥에서도인터플렉스한신평정보등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이 많이 하락했다.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외국인이 최근에 많이 사들여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사는 것을 보고 주식을 사면 곧바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 주가가 떨어짐으로써 손해를 보는 일이 잦다”는 것.LG전자LG화학삼성전기한신평정보삼성전자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 증권회사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은 종목을 사고 파는 것은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산 외국인은 주가 상승을 틈 타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산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추격매수하기 보다는 외국인이 팔다가 다시 사기 시작하는 초기에 따라 샀다가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 함께 빠져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패로 끝나는 소외주 반란

경험법칙은 대부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주가가 많이 올라 모든 신문에서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대서특필할 때가 ‘꼭지’이고,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기사가 넘쳐 흐를 때가 바닥’이라는 증시격언도 그렇다.

5일자 신문은 대부분 증권면 톱으로 ‘장기 소외 소형주 급등’이란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를 비웃듯 수산주와 제약주 등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장기 소외주’들이 오전 중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하한가로 마감된 종목이 적지 않았다.

‘소외주 반란’을 이끌었던 오양수산은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장중 고점에 비해 종가가 10% 이상 급락한 종목도 거래소에서만 85개나 됐다.삼성화재등 장중에 신고가(주가가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것)를 기록했던 45개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은 오름세를 버티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고가는 통상 새로운 상승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전의 저항선을 뚫었다는 점에서다. 강세장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한 뒤 계속 오름세가 이어진다.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신고가에 다다른 뒤 하락세로 돌아선다. 주가 상승을 이어갈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는 매도가 많아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수가 없으면 하락한다’는 증시격언은 이를 가리킨다.

헷갈릴 땐 현금이 최고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라 출렁거리고 있다. 4일 밤 미국 나스닥지수가 2.52%나 떨어져 한국 증시도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으나 소폭 상승으로 마감됐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장초반 하락을 딛고 0.17% 상승했다.

835~845의 박스권에 갇힌 종합주가지수가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반등과 추가하락으로 나뉘어져 있다.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은 위험(risk)하다. 위험할 때는 잠시 떠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말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살아 움직이는 주가흐름에 홀려 ‘클릭’(HTS의 주문 버튼을 마우스로 누르는 것)하고 만다. 그러다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지만 떨어지면 손해를 본다.

외국인 입김이 닿지 않는 종목에서 벌어진 ‘폭탄돌리기’에 뒤늦게 뛰어든 ‘덩달이’들은 쓰린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미 손털고 나간 ‘깜찍이’들의 비웃는 미소를 감내해야 한다. 시장은 내일도 열리고 한달 후에도 열리며 1년 뒤, 10년 뒤에도 선다. 지금 당장 서둘러 살 ‘의무’도 ‘이유’도 없다. ‘2월은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꽃피는 춘삼월을 기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단말기 들여다 보지 말고 투자원칙을 세우고 유망종목 발굴에 노력하는게 건강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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