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이헌재 리더십과 증시 '독립'

[내일의 전략] 이헌재 리더십과 증시 '독립'

홍찬선 기자
2004.02.25 17:55

[내일의 전략] 이헌재 리더십과 증시 '독립'

한국에서 지도자는 3가지 중 적어도 하나를 갖춰야 리더십이 생긴다고 한다. 실력이 있거나, 덕(德)이 있거나, 무게가 있거나이다.

실력은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결단력을, 덕은 술 잘 마시며 아랫 사람들을 잘 이끄는 것을, 무게는 나이가 지긋해지는 것을 뜻한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실력과 덕과 무게를 모두 갖춘 몇 안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시장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뜨겁다.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김진표 전 부총리와 달리 각종 금융 및 경제 현안을 일사분란하게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 부총리 취임 후 한미은행 매각, LG-삼성카드 문제 해결에 대한 믿음, 한국-대한투신 매각 급물살 등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 희망을 더욱 크게 한다.

주가반등..20일선을 웃돌기는 했으나…

노무현 대통령 취임 1주년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함이었을까?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8포인트(0.26%) 오른 866.87에 마감됐다. 외국인이 327억원어치 순매도하며 3일째 매도 우위를 나타내 한때 862.97로 떨어져 860선을 위협했다. 하지만 기관이 343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세로 돌려놓았다.

다만 기관의 능력은 코스닥을 함께 올려놓기에는 부족한 양상이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75포인트(1.10%) 떨어진 428.93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작년 4월 30일 이후 10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루만에 20일 이동평균(865.14) 위로 올라서 투자심리는 일단 안정됐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가 14.60엔(0.14%) 오른 1만658.73에 마감된 것도 긍정적 요인. 한국 증시는 최근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보다는 닛케이평균주가와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주에서 증권주로 매기 이동..순환매의 마지막 단계

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은 전형적인 약세 모습이다. 우선 지수가 하루 떨어지고 다음날 반등하는 게 반복되고 있지만 떨어지는 폭보다 반등 폭이 적다. 종합주가는 지난 18일 7.70포인트 떨어진 뒤 19일 4.55포인트 올랐다. 20일 4.16포인트 하락한 뒤 23일에는 0.03포인트 상승했다. 24일엔 12.93포인트 하락 후 25일엔 2.2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오를 때 떨어진 것보다 적게 상승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지수는 낮아지게 마련이다.

또 장중 저점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17일 880.87에서 25일 862.97까지 하루도 장중저점이 전날보다 높은 날이 없었다.

게다가 이날 증시흐름은 증권주가 주도하는 양상이었다.대우증권대신증권LG투자증권등이 큰폭으로 올라 증권업종 지수는 3.94%로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은행업종도 0.8% 올랐으나 상승의 힘은 상당히 약화됐다.국민은행이 한국투신증권이나 대한투신증권 중 한곳을 인수할 것이라는 재료로 0.83% 올랐고, 외국인 매수로 우리금융이 4.89% 올랐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그동안 소외됐던 증권주로 순환매가 이동하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20일선을 회복했지만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에 한단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삼성전자 1174억원어치 순매도..‘3인방’ 부진 속 개별종목 공방전 치열

삼성전자삼성SDIPOSCO등 상승장세를 주도했던 ‘3인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22만4000주(1174억원)나 순매도한 영향으로 6000원 하락한 52만500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은 삼성SDI도 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TFT-LCD가격의 하락 조짐이 보이고, 미국의 IT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주도주가 힘을 잃자 주변에서 기치를 내걸고 반란을 꾀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SK텔레콤은 최태원-손길승 회장의 등기임원 사퇴 소식으로 4.65% 상승했다.SK(주)LG전자와 코스닥의유일전자웹젠등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올랐다.

하지만LG카드는 종가 무렵 씨티은행에 인수돼도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보고서 영향으로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돌아섰다.통일중공업SK증권등도 최근의 상승세를 접고 장중고점에 비해 각각 16.8%와 15.5% 급락했다.

외국인의 ‘먹고 빼기(Eat&Run) 극성..오늘밤 나스닥지수 동향에 관심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선물을 1203계약 순매수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장중에 끝없이 사고 팔기를 반복했다. 개장된 뒤 40분 동안 3235계약 순매수한 뒤 10시20분까지 40분 동안 1255계약 매도해 순매수 규모를 크게 줄였다. 이후 다시 매수에 나섰다가 장 마감 20분을 남겨두고는 매도에 나섰다.

최정현 신아투자자문사장은 “선물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은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2~3틱(1틱은 0.05포인트) 정도의 이익만 나면 대량으로 사고팔아 물량떼기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일(미국시간) 발표된 2월중 소비자신뢰지수는 87.3으로 1월(96.4)과 당초 예상(92.5)을 크게 밑돌았다. 앞으로 경제에 대한 자신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나스닥지수는 24일 2005.44에 마감돼 2000선은 지켰다.

하지만 이틀 연속 장중에 2000이 무너져 25일 시장이 중요해졌다. 나스닥선물이 25일 오후 5시현재 1.50포인트(0.10%) 올랐지만 상황은 아직 불투명하다. 나스닥에 한국 증시의 앞날을 걸어야 하는 것이 슬픈 운명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시장은 ‘역시 이헌재’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래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살고 투자자와 증권회사-투자신탁회사는 물론 빈사상태에 빠진 한국 경제도 회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가 역시나’ 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보다 ‘역시 이헌재’가 모두가 사는 윈-윈을 위해서도 좋다. 이헌재 리더십에 한국 증시의 독립 가능성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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