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렁에 빠진 부시

[기자수첩] 수렁에 빠진 부시

황숙혜 기자
2004.04.11 19:54

[기자수첩] 수렁에 빠진 부시

이라크 사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전 이전부터 제기된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비난과 이라크전 개전 1주년을 맞아 전세계를 달궜던 반전 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무장세력 봉기로 이라크에 대한 통제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이라크전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는 50%의 지지를 얻어 부시 대통령을 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케리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된 직후 부시의 인기도를 잠시 추월했을뿐 계속해서 부시에게 뒤졌었다. 이라크전이 또 다른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40%의 미국인들은 매우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24%는 약간 우려된다고 답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라크전쟁은 불필요한 결정이었으며 비극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원로정치인까지 가세,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애초부터 이라크전의 목표는 세계 평화나 이라크 민중의 해방이 아니라 대선의 승리에 있었다는 주장은 부시를 더 헤어나기 힘든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아랍권의 주요 언론들이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는 길은 미군이 철수하는 방법 뿐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고 전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이같은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은 이라크 상황을 재선의 유불리에 따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후세인 생포 직후 부시의 재선은 `떼논 당상'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상황은 급반전하고 있다. 이라크 상황을 대선에 유리한 여론 몰이에 이용하려 했던 부시가 결국 자기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터무니 없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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