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J의 지나친 자신감

[기자수첩]CJ의 지나친 자신감

송광섭 기자
2004.04.15 08:03

[기자수첩]CJ의 지나친 자신감

CJ의 자신감이 지나쳤을까.

플레너스에 이어 한일약품 인수를 추진하는 등 주력 사업에 대해 활발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CJ가 지난 13일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된 발언 건으로 적지 않은 곤욕을 치렀다.

발단은 제약담당 책임자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특정 제약업체를 거론하며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문제는 이날 발언이 즉각 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CJ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제약사에 사실 여부를 묻는 투자자 등의 전화가 빗발쳤고, IR 담당자들은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CJ측은 부랴부랴 조회공시를 통해 "지난달 인수계약을 체결한 한일약품공업 외에 현재 다른 제약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 며 인수추진 사실을 전면부인, 진화에 나섰다.

거론된 제약사도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합병과 관련한 어떠한 협상도 진행한 바 없다"면서 "국내 최고의 한방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한방 생약업계의 리더로 재도약하기 위해 노사, 채권단이 합심해 자력 갱생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J측의 의욕적인 사업 추진이나 제약담당 책임자의 제약업계 '위기론'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외국계 제약사들의 국내 시장 장악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경우 공멸할 수도 있다는 CJ의 지적에 대해 제약업체 관계자들도 공감을 표시할 것이다. 제약업체 내부에서도 외국계에 맞서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연구개발(R&D) 강화만이 살 길이라는 의견이 우세한게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이날 CJ의 발언은 조금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M&A와 같은 민감한 사안 공개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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