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셀 코리아'아닌 '셀 삼성전자'

[내일의 전략]'셀 코리아'아닌 '셀 삼성전자'

홍찬선 기자
2004.04.30 17:24

[내일의 전략]'셀 코리아'아닌 '셀 삼성전자'

‘차이나쇼크’가 투자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으며 잔인한 4월을 가까스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틀 동안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해 ‘셀 코리아’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들의 주가하락폭이 더 커 개미뿐만 아니라 큰손들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 시퍼렇게 멍든 가슴에 잠실 운동장만한 구멍이 뻥 뚫린 양상이다.

일단 폭락세는 진정됐으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워

4월을 보내는 마지막 날인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47포인트(1.44%) 떨어진 862.84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57포인트(0.56%) 떨어진 453.47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주가는 이번주 내내 하락해 5일동안 73.22포인트(7.8%)나 떨어졌다. 외국인이 29일 7747억원어치 순매도한데 이어 이날도 7134억원어치나 팔아치워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5일 이동평균(895.06)이 20일 이동평균(907.14)을 위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가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또 상승세를 나타내던 20일 이동평균이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모두 추가하락을 예고하는 것들이다.

다만 장중 저점(854.39)보다 8.45포인트 높은 상태로 끝나 일단 급락세는 멈춘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동평균과 60일 이동평균은 하루 거리로 맥없이 무너졌지만 120일 이동평균(848.23)은 상대적으로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5일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도 73포인트에 이르러 낙폭 과다에 따른 반등이 나타날 시점이다.

그러나 반등의 폭은 그다지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업종 대표주를 대량으로 내다팔고 있어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도 “주가가 많이 떨어져 반등할 시점이지만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 큰폭의 상승보다는 게걸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펀더멘털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우려로 증시 약세는 장기화 될 듯

‘차이나쇼크’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펀드멘털(기업 이익과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투자심리 악화로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식목일(29일)로 하루 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242.50엔(2.02%) 떨어진 1만1761.79에 마감됐다. ‘차이나쇼크’의 영향권에 있는 대만 자취안지수는 4.4%나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07%, 항셍H지수도 0.29% 떨어졌다(오후 4시30분현재). 미국 나스닥지수도 1.55% 하락, 1958.78에 마감돼 2000선에서 자꾸 멀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메릴린치증권이 한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고 한 것은 그동안 중국 특수를 누려온 한국과 대만 등 동북아시아 전체에 대한 비중을 줄이라는 뜻”이라며 “긴축정책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 중국 비즈니스가 많은 기업의 실적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센터장도 “어느 나라 정부도 경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정책을 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이 인플레이션 등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면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한국 수출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차이나쇼크와 대통령 탄핵

외국인 ‘셀 코리아’가 아닌 ‘셀 삼성전자’..반등 노리기보다 추가하락에 대비해야

이날 외국인은 1조3693억원어치 팔고 6559억원어치 사는데 그쳐 713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매도는 29일(1조3252억원)과 거의 비슷했으나 매수(5519억원)가 다소 늘어 순매도 규모가 조금 줄었다.

이 가운데삼성전자순매도 규모는 29일 4343억원, 30일 4079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각각 288억원어치와 13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순매도가 8849억원으로 이틀동안 전체 순매도의 59%에 이르렀다. 이밖에 LG전자국민은행현대차포스코하나은행 등을 많이 팔았다.

반면 순매수종목은KT&G삼성물산하이닉스 동부화재 현대모비스 등으로 분산됐다. 사는 종목은 조금씩 확산된 반면 매도 종목은 삼성전자에 집중되는 ‘셀 삼성전자’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5일(거래일기준) 동안 8만원(12.6%)나 급락했다. 현대차도 최근 10일 동안 15.9%나 폭락했다. 포스코는 7일 동안 14.1%, 한진해운은 6일 동안 15.6% 떨어졌다. 모두 종합주가지수보다 훨씬 많이 하락한 것이다.

우량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에 급락함에 따라 반등을 노린 저가 매수를 노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발 빠르게 사고팔면 어느 정도의 단기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가 그치지 않으면 조금 반등한 뒤 다시 하락할 위험도 적지 않다. 외국인들은 지금 팔아도 아직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태여서 파는데 주저함이 없다.

외국인 매도는 소나기이며 떨어지는 칼날이다. 그 매물을 받는 것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결과가 될수도 있다. 주가가 한차례 더 떨어진 뒤 강하게 상승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시간은 분명히 현금을 가진 사람들의 편이다. 굳이 위험을 질 필요는 없다. 기회는 수없이 찾아오는데 서둘러 잡으려다가 낭패볼 이유가 있을까.폭락하면 투매보다 매수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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