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물타기 성공..추격매수는 신중

[내일의전략]물타기 성공..추격매수는 신중

홍찬선 기자
2004.05.12 17:22

[내일의전략]물타기 성공..추격매수는 신중

“18년 동안 주식투자를 하면서 처음으로 물타기를 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데 떨어지면 얼마나 더 떨어지겠느냐고 생각했지요. 일단 반등해 물타기가 성공했지만, 이래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절매를 못하고 물타기이란 물귀신에 말려들어 헤어나지 못하는구나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두 번 다시 물타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 L씨는 종합주가가 장중에 67포인트나 폭락하던 지난 10일, 삼성전자를 49만7000원에 사들였다. 삼성SDI도 더 사들였다.

지난 4월30일에 삼성전자를 55만원 근처에서 산 뒤 주가가 더 하락해 손절매를 할까, 물타기를 할까를 고민하다 ‘외환위기처럼 한국경제가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삼성전자 주가가 20% 넘게 폭락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물타기 결정을 내렸다.손절매냐 물타기냐

큰손들의 삼성전자 사자 입질..실제 매수와 상승폭은 외국인 매수에 달려

12일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4000원(4.79%) 오른 52만5000원에 마감됐다. 물타기했던 주가보다는 5.6% 올라 원래 매수단가와 평균해볼 때 이제야 겨우 ‘똔똔’이 됐다. “원래 샀던 55만원 근처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외국인이 이날 오랜만에 순매수를 기록해 주가가 비교적 많이 반등했으나 여러 여건상 상승세가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울 시내 한 증권사에서 수십억원을 오로지 삼성전자와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일부 우량주에만 투자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는 삼성전자를 다시 사는 타이밍을 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일 때 매도주문을 냈지만 체결되지 않아 55만원에서 내다팔았다.

외국인 매물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고점(63만7000원)보다 14%나 떨어졌지만 과감하게 매도를 결정한 것. 하지만 이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순매수하는 것을 보고 거래 증권사에 찾아와 외국인이 계속 살 것인지를 묻고, 외국인이 산다면 재매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추락하던 주가가 반등하자 침울했던 증시가 아쉬우나마 활력을 되찾을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주가가 폭락할 때 공포에 질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식을 내다판 사람들은 발갛게 물들어가는 시세판을 바라보며 울화통으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주가는 공포로 투매에 나선 전우의 시체를 넘고 상승한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07포인트(3.30%) 오른 817.09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6.47포인트(4.10%) 상승한 417.94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거래소 605개, 코스닥 657개로 하락종목(거래소 151개, 코스닥 162개)보다 훨씬 많았다. ‘주가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상승한다’는 처절한 ‘철의 법칙(iron law)'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가 2.26% 올랐고, 대만의 자취안지수도 1.23% 상승하는 등 폭락했던 아시아증시가 일단 반등하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최근 10일(거래일기준) 동안 거래소에서 2조6194억원어치나 순매도해 종합주가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이날 11일만에 2354억원어치 순매수해 주가의 큰폭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포스코(6.82%)삼성SDI(8.17%)하나은행(10.62%)삼성물산(7.35%) 등 그동안 많이 떨어졌던 업종대표주들의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13일은 옵션5월물 만기일..불확실성 많아 추가적인 큰폭 상승은 어려울 전망

이날 종합주가는 장중에 820.72까지 올랐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매가 2135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기관들이 2825억원이나 순매도해 주가 상승폭을 줄였다. 외국인이 주가지수선물을 4204계약(2211억원) 순매도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PCA투신운용 강신우 전무는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 주식을 샀던 단기투기성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급한 매물은 일단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가급등, 차이나쇼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주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많이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생김으로써 외국인이 매수에 나섰지만 종합주가가 850을 넘으면 추가 매수하기 어려워 주가도 계속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글로벌라이제이션 낙제생의 주가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도 “작년 3월부터 이어진 상승추세는 무너졌다”며 “새로운 (상승) 추세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기간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가 반등했지만 아직은 ‘반짝 반등’에 그칠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증시 주변 여건은 하루 이틀 새에 바뀌지는 않는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반발력으로 반등할 수는 있지만, 주변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 추격매수에 신중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삼성전자 포스코 '매수 워밍업'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