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中에 이어 IT 비중 축소

[오늘의 포인트]외인, 中에 이어 IT 비중 축소

권성희 기자
2004.06.04 12:12

[오늘의 포인트]외인, 中에 이어 IT 비중 축소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3일째 이어지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다 해도 최근 3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종합주가지수 800 밑에서도 지속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4월말 이후 대대적인 순매도에 나섰다가 종합주가지수가 800 밑으로 내려간 직후인 5월12일 무렵부터는 순매도를 중단하고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3일 연속 순매도는 4월27일부터 5월11일까지 장기 연속 순매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종합주가지수 800은 대략적으로 계산했을 때 외국인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던 지점이었다.

외국계 증권사 주식 영업부 임원은 이에 대해 "종합주가지수 800이란 수치가 외국인 매매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외국인은 선물 옵션 매매를 하지 않는한 지수(인덱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거시경제가 어떤가, 개별 주식이 매력적인가만 판단한다"로 말했다.

외국계 펀드 10개 중 단 1개도 인덱스에 따라 매매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손익분기점도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고 이 임원은 말했다. "미국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전기전자(IT)가 고점을 찍었는가 등이 주관심 사항이며 이런 펀더멘털에 따라 손해를 보고도 주식을 팔 수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 투자자들과 달리 시장 심리(센티멘트)에도 관심이 없다"며 "내가 만약 외국인 투자자에게 시장 심리가 이러니 저러니하며 의견을 제시한다면 그 투자자는 다시는 나와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800 밑에서는 순매도를 자제하는 것처럼 보였던 외국인들이 이번주들어서는 800 밑에서도 매수보다 매도를 더 많이 할만한 거시경제상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이에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대만의 4월 마더보드 출하가 전월에 비해 14.4% 감소했다는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이 때문에 IT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LG전자, 삼성SDI, 하이닉스 등 IT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전날은 거래소시장에서 1216억원 순매도를 보인 가운데 IT 순매도는 이보다 더 많은 1629억원이었다. 다른 종목을 조금씩 사면서도 IT는 대대적으로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은효상 아이투신 주식운용팀장도 IT 부진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이슈라고 지적했다. 은 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이 IT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어 삼성전자는 물론 옐로칩 IT주에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 팀장은 "대만에서도 IT에 대한 비중 축소가 일어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수대에서 외국인 매도가 더 많다는 것은 비중 축소의 모습이라는 의견이다.

결국 5월초 중국과 미국의 긴축 우려가 5월 중순 이후 고유가 충격으로 확산된 이후 이번주들어서는 IT 경기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5월초 중국 쇼크 때는 중소형 펀드에서 매물이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대형 펀드들이 주가 신경 안 쓰고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IT에 대한 관점이 신중론으로 바뀌면서 굳이 한국 주식을 줄인다기 보다는 아시아 IT를 전체적으로 축소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디스플레이 재고가 늘었고 내년에 LCD와 PDP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면서 삼성SDI나 LG전자 등에 대한 순매도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삼성SDI의 주가수익비율(PER)이 7~8배로 싸다고 하는데 대만 LCD 업체들 PER도 이미 7배 가량으로 많이 낮아져 있다고 말했다.

인텔이 2분기 매출 전망을 올렸다는 호재가 나왔지만 아시아에서 IT 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 대만 모두 강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 0.3%, 일본은 0.1%, 대만은 0.2%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국내 거래소시장의 경우 외국인 순매도가 707억원(오전 11시57분 현재)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IT업종을 515억원 순수하게 팔아치우며 '셀 IT(Sell IT)'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50만원 급락한데 따른 저평가 인식 속에 외국인 매도가 많지 않아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면서 3% 가까이 떨어지고 있고 삼성SDI도 외국인 매도 속에 2.4%, 삼성전기도 2.9% 하락 중이다. 하이닉스는 1.4% 오르며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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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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