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교육비 차이가 가난 세습의 요인"

[인터뷰]"교육비 차이가 가난 세습의 요인"

박재범 기자
2004.06.08 16:10

[인터뷰]"교육비 차이가 가난 세습의 요인"

"소득이 아닌 소비지출로 보면 빈곤의 세습이 더 확실히 드러납니다"

8일 '빈곤의 정의와 규모' 논문을 발표한 김대일 서울대 교수(경제학부)는 소득에 초첨을 맞춰온 빈곤 연구의 방법틀을 소비 지출로 옮기면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부모의 소득과 자녀 소득을 취합한 통계가 있다면 더 쉬웠겠지만 계층별 교육비 지출 정도를 분석, 가난의 대물림에 경고를 보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값싸고 질좋은 교육, 공교육의 활성화만이 빈곤의 세습을 막을 수 있는 방책"이라며 조심스레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소득 대신 소비를 기준으로 취약계층을 분석했는데.

▶일반적으로 빈곤에 대한 연구는 소득에 초점을 맞춰 소득분포 양상과 그 변화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소득의 변동성이 심해져 분석의 객관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일시적으로 실업자가 될 수도 있고 매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빈곤층으로 갈수록 이같은 현상이 더 많다. 반면 소비는 변동성이 적다. 현시점에서의 소비가 현재 소득뿐 아니라 과거의 소득 및 미래에 예상되는 소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지난 2000년 소득기준으로 임금근로자가구의 경우 4.2%, 자영업자는 6.1%가 빈곤층이다. 소비를 보면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가구들의 평균 지출은 매월 86만원인데 임금근로자는 101만원, 자영업자는 무려 150만원이 넘는다. 이런 가구들을 과연 빈곤층으로 볼 수 있나. 특히 빈곤층으로 분류된 자영업자중 상위 10%는 매월 280만원이 넘는 지출을 하고 있다. 이런 가구에 '빈곤성'을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대로 예컨대 최저 생계비가 100만원일 경우 현재 120만원의 소득중 30만원을 저축하는 가구는 빈곤가구로 정의돼야 하지 않나. 또 소득이 전무하더라도 과거에 저축을 통해 높은 지출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빈곤가구에서 제외돼야 한다.

-낮은 빈곤탈출률을 언급하며 '빈곤의 지속성'을 강조하는데.

▶평균적으로 90만원을 벌어 모두 지출하는 가구를 가정하자. 소득이나 소비 모두 빈곤층이 된다. 그러나 소득으로 볼 때 어떤달은 50만원을 벌고 어떤 달은 130만원을 벌 경우 빈곤층이었다가 탈출하는 셈이 된다. 빈곤층에서의 탈출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반면 소비는 1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급격하게 줄일 수 없다. 평균 90만원을 번다는 생각에 지출은 유지된다. 결국 이 가구는 지출 기준으로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빈곤 세습 요인으로 교육을 꼽았는데.

▶빈곤의 세습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간의 연관성을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그러나 자료가 거의 없다. 상속세 관련 자료도 없어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교육에 착목했다. 부모와 자식의 연계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은 소득과 소비를 결정짓는 ‘취업’과 연결된다.

-빈곤 탈출을 위한 방법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버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능력이 있어서 교육을 못받아 빈곤이 세습되는 것은 치유해야 한다. 값싸고 질좋은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공교육밖에 없는 것 같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교육 훈련이 빈곤의 세습을 막을 수 있는 방책이다. 물론 교육의 구조적 변화 등 장기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는 문제긴 하다. 단기적으로는 취업을 높이는 게 최선이다. 직장이 갖는 게 급선무인 만큼 일자리 창출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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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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