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원자재난과 정부 대응책-李산자

[기고]원자재난과 정부 대응책-李산자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2004.06.09 16:50

[기고]원자재난과 정부 대응책-李산자

지난해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원인에 대해서는 다음 세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이 구매자 중심에서 생산자 중심으로 전환된데 따른 경기순환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둘째, 달러화 약세와 국제적 저금리 때문에 일부 품목의 매집 등 국제자본의 투기활동이 단기적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로 인해 생산국들은 수입감소 보전을 위해 수출가격을 더욱 인상함으로써 가격상승을 더욱 부축였던 측면도 있다.

셋째, 보다 직접적으로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 급증이 국제 시장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등장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주요산업에 대한 투자증가율(철강 96.6%, 시멘트 121.9%, 자동차 87.2%)이 최고조에 달해 단기간 내에 세계 원자재시장에 심각한 수급불안을 불러왔다.

현재의 국제 원자재 시장을 살펴보면, 최근 중국의 긴축조치, 달러 강세화와 금리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일반 공산품의 원자재 시장은 비교적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2008년 북경올림픽, 2010년 상해박람회, 서부대개발 등 중국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지속될 것이고, 선진국 경기도 회복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국제 원자재 가격이 수년전의 낮은 수준으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원자재시장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향과 전략은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공산품 원자재에 대해서는 올초의 가격 급등시 정부는 이를 이상조짐으로 인식하고 즉각적인 가격 모니터링과 수급상황 점검에 나서면서 여러 차례의 동향점검 회의와 유통실태 조사 등 초기대응에 착수했고 곧바로 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해 왔다.

주요 추진대책으로는 산자부, 중기청, 업종단체에 '원자재 수급 테스크포스(T/F)팀'구성, '매점매석신고센터', '원자재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대응체계를 갖추고, 철강재중 상당한 수급애로가 발생한 철근, 고철에 대해 3월8일부터 수출제한조치를 취하고 ‘물가안정에관한법률’에 의한 매점매석단속을 실시한 바 있다.

한편, 원자재 수요기업의 부담완화를 위해 니켈 등 12개 공산품 원자재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총2,000억원 규모의 원자재구매지원자금을 운용중이며 총1조원 규모의 원자재구매자금특례보증을 신설하여 지원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국내 수요산업 지원을 위해 증산과 수출물량의 내수전환을 통해 국내공급 물량을 확대한 바 있으며, 조달청은 비축하고 있는 알루미늄, 전기동 등 비축물자의 방출물량을 평시 대비 300%이상 확대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로 상당한 시장안정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정책시행에 있어 시장의 애로가 현재화 되기 전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더욱이, 아직도 시장불안 요인이 완전 해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이러한 사태 재발 가능성이 많은 만큼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대응능력을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원자재문제에 좀더 시스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그 동안 우리 업계는 해외원자재 시장정보를 업종단체나 무역협회, KOTRA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고 있어 정보획득에 시간이 걸리고 분석이 수반되지 않은 사실보고 수준이어서 이번과 같은 급박한 상황하에서는 활용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선 업계의 자체 대응능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철강협회가 중심이 돼 업계간 T/F팀구성을 통해 주요 철강원자재의 시장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도 산자부가 중심이 되어 종합적인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시장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주요 원자재를 대상으로 한 '조기경보가격지수'를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개발중에 있으며, 동 결과에 따라 해외 원자재 정보를 정상, 유의, 경고 등 상황별로 시장에 제공하여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

아울러, 시장자율기능에 의해 상황적응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위기상황시에는 비상플랜( Contingency plan)에 따라 불안조짐이 나타나는 1단계에서는 물량확대등 시장기능을 보완하고, 투기세력 개입등 시장붕괴현상이 나타나는 2단계에서는 매점매석단속등 가격안정화에 주력하고, 극심한 수급파동이 나타나는 3단계에서는 생산계획조정, 판매제한등의 조치를 적기에 시행함으로써 시장안정화를 기하도록 하겠다.

둘째, 공산품 원자재에 대한 비축규모를 확대하겠습니다. 현재 비축규모는 19개 품목에 수입수요의 20일분에 불과하여 비상시 시장안정화등 역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예산확보를 통해 30일분으로 확대하고, 품목수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셋째, 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통해 주요 원자재의 자급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 유연탄, 우라늄, 동, 아연, 희토류를 중심으로 해외 광산조사 및 개발에 2010년까지 정부와 민간이 총13억불을 투자할 계획으로 있으며, 지원금의 금리를 3.5%에서 2.5%로 인하하고 수출입은행의 융자규모도 ‘03년 570억원에서 2007년에는 2000억원규모로 확대하는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자원확보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

한편, 공산품 원자재의 경우 중소협력업체의 어려움이 특히 큰 만큼 이들을 위한 원자재구매자금의 확대를 검토하고 원청대기업으로 하여금 중소 협력업체의 원가상승분을 분담토록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됐던 후판등 구조적 수급불균형 철강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철강업계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수요여건에 대한 장기전망, 해외 조달을 포함하여 효율적인 공급방안이 무었인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위에 언급된 여러 시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기업 역시 높아진 원자재 가격 부담에 적응할 수 있게끔 경쟁력 향상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또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에 원가상승의 부담을 함께 나누는 상생(相生)의 노력을 펼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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