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주식 투자, 점점 더 안전해진다

[오늘의 포인트]주식 투자, 점점 더 안전해진다

권성희 기자
2004.06.14 10:50

[오늘의 포인트]주식 투자, 점점 더 안전해진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 휴장에 따라 특별히 증시를 움직일만한 잣대가 없는 가운데 보합권내 등락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주말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와 전망 불확실성에 따른 '팔자' 심리가 팽팽히 맞서며 종합주가지수는 750을 기점으로 올랐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750에 대한 지지 시험을 계속하는 모습.

다만 시간이 갈수록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가 늘며 강세 분위기를 굳혀가고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금요일(11일) 선물을 대대적으로 팔아치우고 전기전자(IT) 업종도 대거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선물 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IT 업종도 다시 사들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를 노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듯.

대략 3~6개월간의 중기적 관점에서는 증시에 좋은 일이 거의 기대되지 않는다. 경기 사이클은 꺾이고 기업 실적은 상향되기보단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가 역시 하락 압력을 받으며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누가 보나 긍정적 모멘텀 부재 속의 약세장 국면의 지속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주식 투자를 위해선 거꾸로 보는 눈이 필요한 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증시의 추가 하락, 더 나아가 전저점(716) 하향 돌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밸류에이션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할만한 국면이 도래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더 떨어질 것을 염두에 둔다고 한들, 주식 보유자는 이미 주식 매도 시기를 한차례 놓쳤으므로 지금 추격 매도는 의미 없다는 지적. 주식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바닥을 기다리다간 영원히 매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매수 관점에서 증시를 바라보라는 의견이다.

경기 사이클이 나빠질 때가 오히려 매수 시점

오성식 프랭클린템플런 투신운용 주식운용총괄 상무는 "경기 사이클의 변동폭을 평균화 혹은 정상화해서 보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경기 사이클이 과거 평균 대비 더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주가는 떨어지겠지만 투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매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은 비싸 보일 수도 있으나 평균 수준 대비 과도하게 낮아진 사이클에서의 실적 및 밸류에이션이므로 사이클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때를 대비한다면 지금 사야 한다"는 의견이다.

즉, 경기 사이클이 평균 이상으로 좋을 때는 기업 실적도 정상 수준을 넘어선 호조세를 나타내 밸류에이션이 낮아보이지만 그 때는 사이클 꼭지 부근이므로 오히려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기 사이클이 평균 이상으로 나쁠 때는 밸류에이션이 높아 보이지만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회복될 때를 대비한다면 매수해야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중기 조정이 이어질 것이고 약세장에 접어들었다"며 "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으며 600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밸류에이션은 싼 영역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시장이 완전히 끝났고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 그렇게 믿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전망치가 상당히 하향 조정된다고 해도 2002년(주가가 상투 찍고 대세 하락 국면으로 변했을 때)에 비해 주가는 싼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는 점점 더 안전해지고 있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주가가 싸질수록 주식 매수는 안전해진다"며 "기업가치는 주가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주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업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비싸면 못 사는데 내용이 탁월한 기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악재가 많지만 초반에 주가가 급락하며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해도 주가가 큰 폭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박스권 국면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약세장이라고 지금 방어주로 옮겨가기는 늦었다"고 말했다. 이익의 안정성 측면에서 본다면 텔레콤주나 경기 방어 내수주가 탁월하지만 밸류에이션상 싸다고 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오히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생긴 경기 민감주가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식을 팔기도 이미 한차례 늦었고 방어주로 갈아타기에도 이미 늦었다는 의견이다. 이제 주식 보유자라면 인내하는 것이 최선이고 주식 투자의 기회를 엿보는 사람이라면 낙폭 과대 우량주를 찾아 선별 매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삼성전자가 40만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다시 60만원 위로 올라간다고 믿는다면 44만원에서 매수하든, 40만원에서 매수하든, 35만원에서 매수하든 시간을 두고 조금씩 분할 매수해 들어간다면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 오히려 30만원대에서의 매수 기회를 노리다간 또다시 매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장 짙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날이 밝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잠만 자고 있다가는 새벽을 맞이하는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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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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