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비빌 언덕은 어디에
앞뒤 볼 것 없이 세가지 어두운 신호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현선물 모두를 순매수했음에도 지수는 어이없이 밀렸다. 하락률 1.70%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장중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되밀린 것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강했음을 보여준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12.74포인트(1.70%) 내린 738.79로 장을 마쳤다. 박스권의 저점이 한단계 낮아졌다.
20-60-120일 이동평균선이 완전한 역배열의 모양을 갖췄다. 지난 10일 역배열 꼴을 갖춘 뒤 이날 60일선의 하락세가 심해지며 120일선과의 격차를 한층 벌렸다. 783(20일) 845(60일) 848(120일) 등 장기이평선이 단기이평선 위로 확실히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IT 모멘텀이 꺾였다.삼성전자가 42만원선으로 급락했고 LG전자(5만3500원)과 삼성SDI(10만7500원) 등이 모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IT 모멘텀 하락 우려에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내다팔기를 작정한 투자자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묵은 악재..예견된 수급공백
수급상으로는 "유동성의 덫"(굿모닝신한증권)에 빠졌고, 펀더멘털 상으로는 잠잠할 만하면 새롭게 부각되는 악재가 문제이다. 3대 악재는 잊혀질만하면 새로운 뉴스거리를 들고 시장에 충격을 주고, 지난 주말부터는 IT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악재로 충원됐다.
이날 전세계 증시에서는 국내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대만 증시는 2.81% 내렸다.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재부상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인민은행이 대출금리와 수신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사실이 퍼진 가운데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도에 비해 5.7% 상승, 8년래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보도되며 중국발 악재가 현실화됐다.
한국관련펀드는 순유입으로 돌아선지 한주만에 다시 순유출로 반전됐다. 3일~9일 한국관련 4개 펀드에서는 0.15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펀드로 자금 유입되는 정도가 줄어들었고 GEM(Global Emerging Market) 펀드에서는 5.56억 달러가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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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GEM펀드의 자금유출은 올해 들어 자주 나타나고 있는데, 구성펀드 중 한국비중이 19.7%인 Emerging Market Growth펀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 유츌이 지속되고 있는데, 과거에도 미국이 금리를 올릴때 충격은 이머징 마켓의 유동성에서 먼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내수회복 지연과 수출 모멘텀 둔화는 나중의 문제고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인한 수급악화가 앞선다는 설명이다.
이날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모두 순매수(현물 1321억, 선물 8540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악재에 대한 적극적 반응이었는데, 외국인 순매수마저 없었다면 더 크게 하락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수적 대응 한목소리
시황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점을 확인하는 보수적 대응을 권유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 연구원은 "중국 긴축과 금리인상 이야기가 치명타를 날렸다"며 "수급이 약해지며 중국과 아이티 모멘텀으로 명맥을 유지했는데, 이 두가지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급도, 모멘텀도 없는 상황에서 반등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필호 신흥증권 부장은 "단기 바닥으로 작용하던 750선이 무너저 700선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우려는 모멘텀이 없다는 점으로, 보수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등시 현금비중 확대'를 정답으로 제시하는 증권사가 많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의 김 연구원은 "물려있으면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6월말 금리인상을 계기로 국내증시의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매도차익거래 역시 중간배당을 노리고 청산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증시에서 IMF 이후 월봉상으로 음봉이 연속 4개 등장하면 다음달에는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월말에 접어들며 가격 측면에서 모멘텀이 생기며 소폭이나마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도 "6월 말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과 실적시즌 진입을 기점으로 미국증시와 디커플링 상태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흥증권 이 부장은 "보수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국면으로, 주식을 사려면 외풍에서 자유스러운 종목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방어주 위주로 선별적인 대응을 하라는 권유. 그러나 "그는 모를땐 쉬는 것도 투자"라며 여건을 보고 뛰어들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