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지금 사서 위험하진 않지만..
증시가 투자심리 약화로 인해 6거래일째 하락세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 단기 반등 시점이다 등등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면서도 '그래서 지금 살래?'라고 물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유는 '지금은 떨어지고 있는 중이니까'다. 다 떨어져 바닥을 확인하고 사도 늦지 않다는 의견들이다.
한 투자자문사 주식운용 책임자는 현재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 분할 매수하는게 맞긴 맞다. 지금 주가 수준에서는 사도 위험할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지금 같은 장에서는 좀 늦더라도 바닥을 확인하고 주가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일 때 사고 싶다. 지금 상황에서는 충격에 따라 700 밑으로 떨어져 6자를 볼 가능성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분할 매수했다가 괜히 마음 고생하고 싶지 않다. 떨어졌다가 올라오는 추세상의 720이나 730에서 사고 싶다. 바닥 확인한 후 올라올 때는 750에 사도 무방하다고 본다."
장기적 관점에서 저가 매수해서 크게 손해볼 것은 없을 것이란 생각에 대다수가 동의하지만 내가 먼저 사기는 싫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긴축, 유가 고공행진, 전기전자(IT) 산업 경기 둔화 등 부정적인 소식들만 나오고 있어 심리가 극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재가 얼마나 펀더멘털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인가 확인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비관적 시나리오만을 가정한 채 불안 심리만 높아지고 있다.
김기봉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선물시장이 백워데이션을 보이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나와 주가를 압박하는 기술적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 때문에 펀더멘털이나 밸류에이션을 논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며 "급격히 악화된 투자심리가 개선돼야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해균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밸류에이션도 좋고 펀더멘털도 괜찮은 편인데 센티멘트(심리)가 나쁘다"며 "센티멘트 때문에 단기 수급이 극히 불리해져 증시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간은 걸리겠지만 수급도 결국은 펀더멘털을 따라간다고 본다"며 "심리 반전을 위해서는 호재가 좀 필요한데 다음달에 발표되는 2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즉, 최소한 한달 정도는 이러한 취약한 증시 흐름을 견뎌내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차광조 메리츠투자자문 운용이사는 "종합주가지수 800이 깨질 때 주식을 많이 줄여놓아서 지금은 지켜보고 있다"며 "분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는 쉬는게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단기 급락에 따라 기술적 반등은 기대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해외 증시가 도와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증시가 4월말 바닥을 만든 이후에 한국과 대만은 뚜렷하게 세계 지수 대비 저조한 움직임을 이어갔다"며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나 홍콩 H지수와 동조화를 보였다면 850까지는 반등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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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5월말 단기 고점을 만들고 반등 흐름이 꺾인 것과는 반대로 나스닥지수나 일본 증시, 홍콩 H지수는 지난주말까지 반등세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이제 세계 증시의 주요 잣대가 되는 이들 3개 국가 증시는 단기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할 시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한국 증시는 6일간의 하락세 끝에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디커플링(차별화) 기조 속에서 하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 증시는 세계 다른 증시보다 덜 오르고 더 많이 떨어진다는 것, 분명한 언더퍼폼(Underperform)이다. 장기간의 하락세와 단기 급락에 따라 반등이 있다 해도 미국과 일본, H지수가 단기 고점에서 꺾이는 신호가 나타난다면 이번 반등 역시 기대할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심리와 프로그램 매도로 움직이는 장세라 섣불리 매수해 들어가기가 부담스럽다. 현 시점에서 매수한다면 700에 가까이 갈수록 저가 매력이 높아진다는 점, 그만큼 주식 매수의 위험은 줄어든다는 점만이 위안거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