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통부만 클린서약?
최근 정보통신부는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클린행정 서약’과 ‘민원 애프터서비스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클린행정 서약’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어떤 금품과 향응도 제공받거나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공무원법이나 부패방지법에도 명시돼있는 이 규칙을 굳이 정통부내의 또 다른 규정으로 만들어 두려는 것은 앞으로 모든 민원을 책임있고 청렴하게 처리하려는 뜻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행동강령인데 '오죽하면' 부처 단위에서 담당공무원의 서약서와 명함을 민원인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규칙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겠지만 각종 규제와 인허가권을 움켜쥐고 거액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정통부는 각종 이권개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이번 클린서약서는 앞으로 내부정화 운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이 서약서는 아직 초고속건물인증이나 전자통신기자재 형식승인, 공사계약이나 물품구매 등 7개 항목에 준하고 있다. 더구나 각종 국책사업에서 사업자 선정의 '실세'인 산하기관은 서약서 의무대상에서 제외됐다.
정통부는 우선 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해본뒤 향후에 산하기관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하지만,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정보화촉진기금 관련 비리를 보고있자면 마냥 두고볼 일도 아니다. 정통부가 지원하는 정책자금의 대부분은 산하기관에서 집행되고 있기 때문에 산하기관은 마치 비리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정촉금 관련 감사원 조사에서도 무려 1000명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돼있고, 이중 10여명은 감사위에 보고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0~80%가 공무원 신분이 아닌 산하기관 관계자다. 그런 점에서 '서약서'가 정작 필요한 곳은 공무원법이 적용되지 않는 산하기관 직원들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