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행정수도 '들러리론'
난쟁이 3명이 거인 1명을 이길 수 있을까.
이번에 선정된 4곳의 신행정수도 예비후보지를 보면 이미 결론을 내놓고 평가라는 요식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공주 연기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지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정부가 세운 선정기준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예비후보지는 수도권 과밀억제효과와 국가균형발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도 2300만평 개발이 가능한 곳이라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수도권 과밀억제효과가 큰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충남 천안과 충북 진천ㆍ음성의 경우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추진위원회는 수도권 과밀방지를 위해 서울에서 통근할 수 있는 지역은 우선적으로 배제하기로 했었다. 자동차로 1시간30분 안에 오갈 수 있는 지역은 선정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기준에 비춰볼 때 천안과 진천ㆍ음성은 검토 대상조차 될 수 없다. 또 국립공원 등 자연환경이 빼어난 지역에 인접해 있는 지역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지만 충남 논산(공주) 지역의 경우는 계룡산 자락에 붙여서 입지를 정했다.
이처럼 결격사유가 있는 지역을 선정한 것은 공주ㆍ연기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도록 함으로써 확실하게 밀어주는 것은 물론 점수차이가 적은데 따른 논란과 후유증의 싹을 아예 도려내는 양수겹장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최종 후보지 선정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경쟁력이 있는 1곳과 들러리 3곳을 선정했다면 불공정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행정수도 이전 반대 움직임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꼼수’를 썼다는 의혹을 받는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선정사유를 명쾌하게 밝혀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