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사기도 팔기도 두렵다..지수는 잊자
달의 비극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자생력이 없어 따뜻하지 못한 빛만 내다차갑고 음습하다는 등의 나쁜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물론 소원을 빌 수 있는 보름달이 있고, 조용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때 거닐 수 있는 새벽녘 말간 달빛도 있지만 부정적인 게 긍정적인 것보다 많다.
한국 증시, 특히 코스닥시장이 달의 비극을 닮아 있다. 세계 경쟁(요즘은 100% 개방돼 있어 국내 시장마저도 세계 기업과 경쟁해야 함)에서 이겨내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자생적인 기술력이 없다 보니 주가가 맥없이 주저앉는다. 전에는 주가가 언제쯤 오를 것이라면서 손꼽아 기다리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기대마저 찾아보기 어렵다. 시세판만 쳐다보면 짜증부터 나는 투자자들이 늘어만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저가 238개, 코스닥종합지수 11일중 10일 동안 9.5% 하락..고통의 증시
춘향이가 그네를 뛰던 단오날인 22일 증시는 온종일 맥아리가 없었다. 종합주가지수는 2.82포인트(0.38%) 떨어진 746.48에 마감됐다. 장중에 749.26까지 회복했지만 5일이동평균(749.99)의 저항을 받으며 732.79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84포인트(0.77%) 하락한 366.28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1일 가운데 10일 동안 366.28포인트(9.5%)나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한숨을 크고 길게 만들었다.
이날 지수 하락폭은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개별 종목의 아픔은 매우 컸다. 52주 신저가로 떨어진 종목이 거래소에서 86개(제일모직 쌍용양회 삼성증권 삼성전기 등)나 됐고 코스닥에선 152개를 기록했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도 거래소 455개, 코스닥 490개로 상승종목(거래소 251개, 코스닥 295개)보다 훨씬 많았다.
거래대금 1조5000억원,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진 빼는 증시
이날 거래소 거래대금은 1조5100억원으로 작년 7월1일(1조4113억원)이후 가장 적었다.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5일 연속 2조원을 밑돌았다.
거래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안개장세’ 속에서는 매매를 최대한 자제한 채 뒷날을 기다리자는 눈치싸움이 치열한 탓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2/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너무 불확실하다”며 “이익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팔았다가 호전돼 주가가 오르는 것도 두렵고, 좋을 것으로 예상해 샀다가 나쁜 것으로 발표돼 떨어지는 것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샀다가 좀 오르면 파는 단타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진 빼는 장세”라는 설명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도 “2/4분기 실적호전을 기대하는 ‘프리어닝시즌 랠리’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영양가는 높지 않을 것”이라며 “종합주가가 70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는 약세장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매매를 최대한 줄이면서 펀더멘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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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내수는 풀릴 기미 없고 수출마저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
현재 주가 상승을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 것은 수출에 대한 불안감과 내수부진이다. 아직까지 수출은 호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가상승의 동력(動力)으로서의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감 등으로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성장의 동력이던 수출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어 증시는 약세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주가 730선에서 하방경직성이 나타나고 있으나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호재가 없어 크게 상승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영수 리&킴투자자문 사장도 “종합주가가 70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어 700선이 강한 바닥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값 하락우려, 북한 핵문제, 미군철수와 이라크 문제,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 등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적지 않아 주식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인구와 경제와 주식시장
지수는 보지 말고 오르는 종목에 집중하라
이날농심은 전날보다 7500원(3.25%) 오른 23만8000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고치(24만500원, 1월2일)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외국인이 이날 8만5000주를 순매수한 것을 비롯, 5월 하순부터 계속 매수우위를 나타내면서 지수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SK가스도 150원(0.78%) 오른 1만9500원에 마감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5일 동안 1350원(7.5%)나 상승했다. 이날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한국가스공사와코리안리도 최근 증시 약세에도 꼿꼿한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이런 종목의 공통점은 실적이 호전되고 있으며 배당률도 높아 안정적이고도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형주 가운데는 퍼시스도 이런 종목에 속한다.다시 삼성전자를 보자